K팝 실물 음반 판매가 올해 3년 만에 1억장 선을 되찾을 것이라는 써클차트 데이터 분석이 27일 공개됐다. 1∼9월 누적 판매가 지난해 같은 시기를 760만장 앞섰고, 가요계는 방탄소년단(BTS) 같은 대형 그룹의 활동 재개와 ‘플랫폼 앨범’ 확산을 반등 요인으로 지목한다.
플랫폼 앨범 비중 17.8%로 확대
써클차트 ‘톱 400’ 집계로 보면 전체 앨범 판매에서 플랫폼 앨범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11.3%였다. 올해 9월까지 이 비중은 17.8%에 이르렀다. 두 시점 사이 차이는 6.5%P다.
팔린 물량도 늘었다. 플랫폼 앨범의 한 해 판매는 2023년 1천300만장이었고, 꾸준한 증가세 속에 지난해에는 1천580만장을 기록했다.
한 장 가격도 뛰었다. 써클차트가 집계한 평균 출고가(PPD)는 2023년 8천740원이었으나 올해 9월 누적으로는 1만1천305원으로, 29.3% 높아졌다. 이 수치는 플랫폼 앨범이 CD를 갈음하는 물건에 그치지 않고 값어치 높은 상품으로 올라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 장 값이 CD 음반을 웃돌아, 판매가 늘어나는 만큼 기획사 수익 구조에도 보탬이 된다는 분석도 있다.
김진우 데이터저널리스트는 아이돌이 주도하는 플랫폼 앨범과 LP 시장이 나란히 커지는 흐름에 주목했다. 그는 K팝 산업이 판매 장수를 다투던 단계를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시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해석했다.
CD 대신 QR코드·NFC
플랫폼 앨범에는 실물 CD가 들어 있지 않다. 구매자는 QR코드나 NFC 기술을 거쳐 음악과 부가 콘텐츠를 즐긴다. 발매 형태로는 네모(Nemo)와 키트(KiT) 버전 등이 있다. 여러 K팝 가수가 이미 이런 음반을 갖가지 모양으로 선보였다. 키링으로 만든 NCT 위시 앨범, 인형 형태의 아이브 앨범, 인이어 이어폰을 활용한 데이식스 앨범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인기 요인을 달라진 음악 소비 습관에서 찾는다. 스트리밍이 CD를 밀어내고 시장의 중심이 되자, 재생 기기 없이도 노래를 들을 수 있으면서 음반을 갖고 싶은 바람까지 채워 주는 상품에 눈길이 쏠렸다는 것이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플랫폼 앨범은 인형, 키링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돼 팬이 아니어도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듯하다”며 “스트리밍이 보편화되면서 CD의 활용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실제로 착용하거나 소지할 수 있는 굿즈형 앨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1억장 밑돌던 2024·2025년
써클차트 연간 ‘톱 400’ 앨범 차트에서 2023년 음반 판매는 1억1천577만장이었다. 그 뒤 두 해는 이 선에 닿지 못했다. 2024년은 9천328만장, 2025년은 8천638만장에 머물렀다.
흐름을 바꾼 것은 올해 실적이다. 김진우 데이터저널리스트가 낸 ‘2023∼2026 실물 앨범 포맷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판매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60만장 많다. 그는 “4분기 판매 추이에 따라 (2023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판매량 1억장을 재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가요계는 대형 그룹 컴백에 더해, 플랫폼 앨범이 퍼지면서 음반 사양이 여러 갈래로 나뉜 점을 회복 배경으로 든다. 플랫폼 앨범의 성장은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플라스틱 저감 효과와 점유율 30% 전망
CD를 빼고 만든다는 특성 덕분에 플랫폼 앨범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요즘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진우 데이터저널리스트는 “플랫폼 앨범이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팬들의 인식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초창기에는 새로운 형태의 음반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겠지만, 지속해 CD의 환경 문제가 제기되면서 플랫폼 앨범 역시 점차 시장에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점유율에 대해서도 그는 “현재 플랫폼 앨범의 시장 점유율이 20% 가까이 온 만큼 머지않아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CD와 본격적으로 경쟁하는 시대도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