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8월 5일 발표한 2025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16.52(2020년=100)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6월 상승률 2.2%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지만 두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이어간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랐다. 통계청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인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가 겹치면서 과실류와 가공식품, 수산물 가격이 크게 올라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대표 물가 지표로, 통계청이 매달 조사해 발표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5% 하락한 반면, 먹거리와 밀접한 가공식품·수산물·외식 부문의 가격이 두드러지게 올라 통계 수치와 소비자 체감 물가 사이에 격차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폭염·집중호우가 끌어올린 밥상물가
이번 물가 상승의 주된 요인은 여름철 이상기후로 인한 먹거리 가격 급등이다. 과실류 지수 전체는 전년 동월 대비 3.8% 하락했지만, 수박은 집중호우로 인한 수확과 출하 차질의 영향으로 20.7% 상승하며 예외적인 오름세를 보였다.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1% 올랐으며, 세부 품목별로는 커피가 15.9%, 빵이 6.4%, 햄 및 베이컨이 7.1% 각각 상승했다. 수산물 가격도 7.3% 올랐고 특히 고등어는 12.6% 급등했다. 축산물의 경우 달걀이 7.5%, 국산 소고기가 4.9%, 돼지고기가 2.6% 상승하며 밥상물가 부담을 더했다. 농축수산물 전체로는 전년 동월 대비 2.1% 상승했다. 통계청은 7월 중순 집중호우로 일부 채소류의 수확과 출하 작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이 줄어든 것이 가격 상승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여름철 대표 과채류인 토마토와 오이 등은 재배면적 확대와 양호한 생육 여건으로 출하량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 품목 | 전년동월대비 상승률 |
|---|---|
| 농축수산물 | +2.1% |
| 가공식품 | +4.1% |
| 수산물 | +7.3% |
| 수박 | +20.7% |
| 석유류 | -1.0% |
|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 +2.0% |
석유류 하락에도 진정되지 않는 물가 상승세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0% 내렸다. 그러나 석유류 가격 하락 효과는 먹거리 물가 상승에 상쇄돼 전체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고,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3.1%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외식 품목 중에서는 생선회 외식이 6.3%, 커피 외식이 4.1%, 치킨이 3.2% 각각 상승했다.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해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높은 오름폭을 나타냈다. 이는 서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물가 부담이 공식 통계보다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 주거비 부담을 보여주는 전월세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해 완만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연 2.0%로 설정하고 있으나, 두 달 연속 목표치를 웃도는 상승률이 이어지면서 목표 달성이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정부와 관련 업계는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상 여건이 8월에도 이어질 경우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한 가격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어 에너지 부문이 물가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은 앞으로도 매월 소비자물가동향을 통해 품목별 가격 변동을 발표할 예정이며, 정부 역시 밥상물가 안정을 위한 수급 관리 방안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여름철 이상기후가 먹거리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실류 지수 자체는 하락세를 나타냈음에도 수박처럼 기상 피해에 직접 노출된 개별 품목의 가격이 급등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통계상 평균 수치와 소비자가 실제 장바구니에서 느끼는 부담 사이의 괴리는 앞으로도 주요 관찰 지점이 될 전망이다.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의 상승률이 전체 평균을 웃돈 만큼, 다음 달 발표될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는지, 혹은 정부의 수급 안정 대책과 유가 하락 효과가 반영되며 상승폭이 둔화되는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