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남아공서 폐막…첫 아프리카 개최에 미국은 불참

G20 정상회의 남아공서 폐막...첫 아프리카 개최에 미국은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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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정상회의 남아공서 폐막…첫 아프리카 개최에 미국은 불참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2025년 11월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이번 회의는 2008년 G20 정상회의가 시작된 이래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린 정상회의로, 요하네스버그 엑스포센터에서 진행됐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의장국 정상 자격으로 회의를 주재했으며, 이번 회의는 연대, 평등,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내걸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을 거부하고 미국 대표단조차 파견하지 않으면서, 2008년 G20 정상회의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빠진 채 공동선언문이 채택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미국의 전격 불참과 배경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 내 백인 농민, 이른바 아프리카너 박해를 주장하며 이번 정상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미국 측은 남아공 정부에 정상 대신 하급 외교관이 의장국 이양식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으나, 남아공 정부는 이를 라마포사 대통령에 대한 결례로 규정하며 거부했다. 결국 남아공 외교부에 공식 등록된 미국 대표단은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이 같은 보이콧은 G20이 2008년 정상급 회의로 격상된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참가국들 사이에서는 다자주의 체제의 향방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신흥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협력 질서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18개국 정상 및 대표단과 유럽연합(EU), 아프리카연합(AU)이 참여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11월 21일부터 23일까지 요하네스버그를 방문해 20번째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으며, 중국은 시진핑 국가주석 대신 리창 국무원 총리가 대표로 참석했다. 반면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 일부 국가는 정상급 인사가 참석하지 않아 이번 회의는 예년보다 정상 참석률이 낮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의 공백 속에서 중국과 인도는 각각 부채 문제와 핵심광물 공급망 등 자국의 이해가 걸린 의제에서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122개 항목 공동선언과 핵심 의제

이번 회의에서는 총 122개 항목으로 구성된 정상선언문이 채택됐다. 선언문에는 아프리카의 성장과 산업화 지원, 재난 회복력 강화, 에너지 전환, 핵심광물 공급망 개편, 식량안보, 금융안정, 인공지능(AI)의 책임 있는 활용 등 폭넓은 의제가 담겼다. 특히 저소득국의 재정 여력을 제약하는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신용평가 관행을 개선하는 자본비용위원회(Cost of Capital Commission) 신설이 합의됐으며, 이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부당하게 높은 이른바 아프리카 리스크 프리미엄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아울러 핵심광물 생산국, 특히 개발도상국이 단순 원자재 수출을 넘어 광물 자원의 부가가치를 자국 내에서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자발적, 비구속적 협력체계인 G20 핵심광물 프레임워크도 함께 마련됐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회원국 간 합의를 이끌어낸 것을 다자주의의 승리로 평가했다.

아프리카연합(AU)은 2023년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유럽연합(EU)에 이어 두 번째 지역기구로서 G20 정회원 지위를 획득한 바 있다. 이번 요하네스버그 회의는 AU가 정회원으로 참여한 상태에서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린 G20 정상회의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컸다. 아프리카 55개국을 대표하는 AU의 참여는 국제 경제 거버넌스에서 아프리카의 발언권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G20 의장국은 이번 회의를 끝으로 남아공에서 다음 개최국으로 넘어간다. 차기 G20 정상회의 의장국은 미국이 맡을 예정이며,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에서 열리는 회의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남아공 정부는 이번 정상회의가 미국의 불참이라는 이례적 상황 속에서도 국제사회의 다자협력 체제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성과로 자평하고 있으며, 참가국들은 기후재원과 부채 문제 등 선언문에 담긴 의제들의 후속 이행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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