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K-팝 역사 새로 쓴 MTV VMA 올해의 노래 수상

로제, K-팝 역사 새로 쓴 MTV VMA 올해의 노래 수상

블랙핑크 로제(ROSÉ)가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MTV VMA)에서 K-팝 아티스트로는 최초로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트로피를 수상하며 한국 대중음악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수상은 K-팝이 더 이상 특수한 장르가 아닌 주류 음악시장의 보편적 팝으로 자리잡았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로제는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BS 아레나에서 열린 MTV VMA 시상식에서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히트곡 “아파트(APT.)”로 “올해의 노래” 부문을 수상했다. 이는 2021년 방탄소년단(BTS)이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같은 부문에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하지 못했던 것과 대비되는 결과로, K-팝 아티스트가 MTV VMA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4대 음악상에서 인정받은 K-팝의 힘

MTV VMA는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의 4대 음악상으로 꼽히며, “올해의 노래” 부문은 “올해의 비디오”, “올해의 아티스트”와 함께 MTV VMA의 3대 본상으로 음악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은 곡에 주어진다. 이번 “올해의 노래” 부문에는 빌리 아일리시의 “Birds of a Feather”, 레이디 가가와 브루노 마스의 “Die With a Smile”, 그레이시 에이브럼스의 “I Love You, I’m Sorry” 등 쟁쟁한 후보들이 함께 올라 있어 “아파트”의 수상이 갖는 의미는 더욱 크다.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18일 공개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최고 3위를 기록했고,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서는 최고 2위까지 오르며 여성 K-팝 솔로 아티스트로는 역대 최고 순위를 새로 썼다. 발매 이후 수개월째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의 메인 차트에 이름을 올리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갔고, 유튜브에 공개된 뮤직비디오 역시 공개 초기부터 가파른 속도로 조회수를 늘리며 K-팝 뮤직비디오 가운데서도 이례적인 흥행 속도를 보였다.

한국적 정체성과 글로벌 협업의 완벽한 조화

“아파트”가 특별한 이유는 한국의 술자리 게임 “아파트 게임”을 소재로 한 곡이라는 점이다. 로제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해 한국적 정체성을 담았으면서도, 브루노 마스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어필을 동시에 확보했다. 이는 K-팝의 정체성을 희석시키지 않으면서도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낸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음악 업계에서는 이번 수상이 단순한 개인의 성취를 넘어 K-팝 전체의 위상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BTS가 2021년 “다이너마이트”로 동일 부문에 후보로 올랐지만 수상에는 이르지 못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로제의 이번 수상은 K-팝이 미국 주류 음악시장에서 한층 더 확고한 입지를 다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로제는 수상 소감에서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리며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브루노 마스에게 정말 감사하다. 당신은 나의 완전한 아이돌이자 훌륭한 선생님”이라며 협업 파트너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12년 전 가수의 꿈을 키우던 열여섯의 나 자신을 떠올리며 이 상을 그때의 나에게 바친다”고 말해 현장에 있던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로제는 또 자신의 치료사가 늘 해준다는 조언을 인용하며 “가장 힘든 시기에도 포기하지 않은 나 자신에게 감사하고 싶다. 여러분에게는 여러분 자신이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 달라”고 말해 자신뿐만 아니라 꿈을 좇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로제뿐만 아니라 K-팝 전체가 두각을 나타냈다. 블랙핑크는 “올해의 그룹” 상을 수상해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부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같은 그룹 멤버인 리사는 “본 어게인(Born Again)”으로 “올해의 K-팝” 상을 수상했는데, 이는 리사의 통산 3번째 “올해의 K-팝” 수상으로, 2019년 해당 부문이 신설된 이후 BTS와 함께 최다 수상 공동 1위에 오르는 기록이다. 또한 하이브 레이블즈 소속 다국적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도 “MTV 푸시 퍼포먼스 오브 더 이어” 상을 수상하며 K-팝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보여줬다.

로제의 이번 수상은 개인적 영광을 넘어 K-팝이 서구 중심의 음악 시장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보편적 호소력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 색채를 담은 콘텐츠가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 폭넓게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재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오며, 앞으로 다른 K-팝 아티스트들의 미국 주류 시상식 진입 시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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