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 경제성장률 0.8% 전망, 건설투자 부진이 발목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8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2025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유지했다. KDI는 앞서 5월 발표한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지난 2월 제시했던 1.6% 전망치를 석 달 만에 0.8%로 낮춘 바 있으며, 이번 8월 수정전망에서는 이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되 건설투자 위축폭을 더 크게 조정했다. KDI는 2026년 성장률은 1.6%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에 따르면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진 배경에는 미국의 관세 인상 등 통상 여건 악화와 내수 부진, 정국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앞서 한국은행도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5%에서 0.8%로 대폭 하향 조정한 바 있어, 국내 주요 경제 예측기관들이 대체로 0%대 성장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건설투자 8.1% 급감, 성장률 하락 주도
KDI 전망에 따르면 2025년 성장률이 0.8%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건설투자 부진이다. 고금리 시기에 위축됐던 건설수주 감소분이 시차를 두고 실적에 반영되면서, 건설투자는 지난해 -3.3%에 이어 올해 -8.1%의 큰 폭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 5월 상반기 전망 당시 제시했던 -4.2%보다도 감소폭이 두 배 가까이 확대된 수치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조정과 고금리 기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규 주택 공급 위축과 재건축·재개발 사업 지연이 건설업계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다만 2026년에는 건설투자가 2.6% 증가로 전환되며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는 완만한 회복, 수출은 둔화 전망
KDI는 민간소비의 경우 금리 하락 기조와 소비 여건 개선에 힘입어 2025년 1.3%, 2026년 1.5%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설비투자도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2025년 1.8%, 2026년 1.6%의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수출은 미국의 관세 인상 등 통상 여건 악화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둔화될 전망이다. KDI는 수출 증가율이 2025년 2.1%에서 2026년 0.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 수요 둔화가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준금리 2.50%, 통화정책 셈법 복잡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제기되는 한편, 가계부채와 자산시장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통화당국의 정책 판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리 인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급격한 인하는 부동산 등 자산시장 과열과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국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며 신중한 접근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회복 전망과 남은 과제
KDI는 2026년 건설투자가 2.6% 증가로 전환되고 내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경제성장률이 1.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같은 회복이 현실화되려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글로벌 통상 환경의 안정화와 주요 교역국의 보호무역 기조 완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국내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과 가계부채 관리,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0%대 성장률 전망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건설투자 부진이라는 단기적 충격과 함께 인구구조 변화, 생산성 정체 등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대응의 방향이 중장기 성장 경로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