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서현이 소개한 ‘하나 코리아’, 탈북 여성의 꿈을 따라가는 새 한국 영화
배우 안서현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하나 코리아’ 촬영 당시의 소회와 캐릭터 해석을 밝혔다. 이 인터뷰는 지난 3일 스포츠경향을 통해 공개됐다. 오는 8일 개봉을 앞둔 이 작품은 탈북 여성들의 서울살이를 그린 한국·덴마크 합작 영화다.
영화는 탈북 여성 혜선, 보미, 숙희 세 사람의 삶을 따라간다. 그중 혜선은 아픈 어머니의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뒤, 낯선 한국 사회에서 간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한국 사회에서 ‘탈북 여성’은 북한을 떠나 한국 등 새로운 사회에 정착한 여성을 뜻하며, ‘하나 코리아’는 이들의 삶을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한 개인의 꿈과 생계, 관계의 문제로 바라보려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순간의 감정을 담은 캐릭터, 보미
안서현이 연기한 보미는 혜선의 룸메이트로, 처음 만난 혜선에게 풍선껌을 건넬 만큼 붙임성 있고 활발한 성격의 인물이다. 극 중 보미는 중국에서 오래 생활한 설정으로 중국어가 더 익숙한 캐릭터이며, 안서현은 발음과 조사 하나까지 신경 쓰며 다른 탈북민 캐릭터들과 차별화된 인물을 만들려 했다고 설명했다.
안서현은 인터뷰에서 “보미는 긴 호흡보다 순간순간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인물”이라며 “작품에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리듬을 만들어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미를 “밝고 명랑한 에너지를 지녔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진지한 이면이 있는” 인물이라며 “단선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훨씬 다면적이고 깊이 있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안서현은 그동안 실제 나이보다 많은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며, 촬영 당시 스무 살이었던 자신에게 보미는 나이가 어린 역할을 맡은 첫 사례였다고 밝혔다.
혜선의 탈출, 그리고 다시 세우는 삶
배우 김민하가 연기한 혜선은 량강도에서 탈출해 중국 대련을 거쳐 한국에 도착한 인물이다. 아픈 어머니의 약값을 구하려 중국으로 넘어간 혜선은 현지 농가에 얹혀살다 아이를 낳으라는 요구를 받고 다시 남한으로 도망친다. 이후 그는 제과·제빵이나 손톱 손질 같은 정착 지원 기술 교육을 마다하고 대학 교육을 받아 간호사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영화는 탈북민 정착 지원 시설인 하나원에서 혜선이 만난 언니 숙희(김주령), 룸메이트 보미(안서현)와 관계를 맺으며 조금씩 웃음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식당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혜선의 낯선 서울살이는 이 작품의 중심 서사를 이룬다. 제작진에 따르면 이 영화는 실제 탈북 여성 간호사의 사례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덴마크 감독의 시선으로 그린 탈북 여성의 서울
‘하나 코리아’는 덴마크 출신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외국인 감독이 한국 탈북 여성들의 정착 과정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한국 내부의 시선과 외부 관찰자의 시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본에는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로 이름을 알린 샤론 최(한국 이름 최성재)가 참여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오가야 했던 그의 경험은 탈북 여성들의 언어와 정서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작업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서현은 이번 작품을 두고 “한국과 덴마크가 함께 만든 의미 있는 작품인 만큼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안서현의 변화
올해로 데뷔 17주년을 맞은 안서현은 이번 인터뷰에서 아역 시절 직관에 의존해 연기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성인 배우로서 디테일을 세심하게 쌓아가는 방식으로 변화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에세이집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을 읽고 있다며, 그동안 소설 위주로 책을 읽어왔던 것과 달리 슬픔이라는 감정을 새롭게 배워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6월 기자간담회 거쳐 8일 개봉
‘하나 코리아’는 지난 6월 26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배우 김민하, 김주령, 안서현과 프레드릭 쇨베르 감독, 샤론 최 작가가 함께했다. 영화는 오는 8일 정식 개봉한다.
개봉 전 공개된 인터뷰들을 종합하면 인물과 주제의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혜선은 어머니의 약값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움직이고, 숙희와 보미는 그 곁에서 함께 기억될 인물로 제시된다. 이 영화가 국내외 관객에게 흥미로운 이유는 한국 현대사의 특수한 배경을 다루면서도, 낯선 곳에서 살아남고 꿈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보편적 감정을 전하기 때문이다.
결국 ‘하나 코리아’는 한국 영화가 오늘 어떤 방식으로 더 넓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탈북 여성이라는 구체적인 인물에서 출발해 가족을 지키고 자신을 세우려는 마음으로 확장되는 이 이야기가 개봉 이후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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