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분기 성장률 7.83%…전분기보다 0.63%포인트 낮아져, 유가·물류 부담 부각

베트남 1분기 성장률 0.63%p 하락, 중동 전쟁발 경기둔화 조짐…수출·관광·물가에 드리운 부담

베트남의 2026년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63%포인트 낮아지며 대외 충격에 민감한 경제 구조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과 물류 부담, 수

1분기 성장률 7.83%, 확인된 사실은 무엇인가

4월 4일 베트남 통계총국(GSO) 발표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8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성장률 8.46%보다 0.6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즉 이번에 확인된 0.63%포인트 하락 폭은 1년 전 같은 분기와 비교한 변화가 아니라, 바로 앞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성장률과 비교했을 때 나타난 둔화 폭이다. 성장세 자체는 여전히 7%대 후반으로 두 자릿수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직전 분기보다 속도가 느려졌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GSO는 이번 둔화의 배경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과 해상 물류 불확실성을 꼽았다. 베트남은 원유 수입의 80% 이상을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어, 이 지역의 공급 차질이 국내 에너지 비용과 생산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수출입 실적과 정부의 대응

1분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 1229억3천만달러, 수입액은 27.0% 급증한 1265억7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36억4천만달러(원화 약 5조5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나타냈다. 수입 증가폭이 수출 증가폭을 크게 웃돈 것은 유가 상승으로 원유 및 원자재 수입 단가가 오른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지난 4일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설정한 올해 10% 성장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팜 총리는 공공 투자 확대와 수출 시장·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목표 달성을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베트남 정부는 아울러 유류세 인하, 가격 보조기금 운용, 재택근무 권장 등 에너지 소비 절감 대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중동발 변수는 어떻게 연결되나

베트남은 분쟁 당사국은 아니지만 국제 유가와 해상 운송망을 통해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원유 수입의 8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상 현지 유가 상승은 제조업 가동 비용과 물류비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진다. 전자기기 조립, 섬유·의류, 신발, 가구 등 해외 수요와 운송비 변화에 민감한 업종일수록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해상 물류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변수로 거론된다. 중동 긴장이 이어지면 선박 운항 경로 조정, 보험료 상승, 운임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베트남은 미국·유럽·동북아를 잇는 공급망의 주요 생산 거점인 만큼, 원부자재 조달 지연이나 완성품 선적 차질이 생기면 수출 일정과 기업 현금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 기업과 공급망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베트남은 한국 기업의 주요 생산·투자 거점이다. 전자, 부품, 섬유, 소비재 기업들이 현지 생산기지나 협력망을 운영하고 있어, 베트남의 성장 둔화와 수입 물가 상승은 현지 소비뿐 아니라 생산 계획과 원가 관리, 수출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 생산해 미국·유럽으로 보내는 구조를 가진 기업이라면 운임과 주문 변동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은 변수와 하반기 점검 포인트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베트남의 1분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7.83%로,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8.46%)보다 0.63%포인트 낮아졌다는 점이다. 여기에 수출 19.1%·수입 27.0% 증가에 따른 36억4천만달러 규모의 무역수지 적자, 팜 민 찐 총리의 10% 성장 목표 유지 방침이 함께 확인됐다. 다만 이 수치들만으로 연간 성장 경로 전체를 단정하기는 어렵고, 향후 유가 흐름과 수출·내수 동향을 함께 지켜봐야 한다.

하반기 관전 포인트는 비교적 분명하다. 국제 유가와 해상 운송이 정상화되는지, 수출 증가율과 제조업 신규 주문이 유지되는지, 소비자물가와 환율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의 1분기 성장 둔화는 중동발 변수 하나로 전체를 설명하기보다는, 대외 충격에 민감한 개방경제가 어떤 경로로 영향을 받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