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일본 총리, 야스쿠니 추계 예대제 마사카키 봉납

다카이치 일본 총리, 야스쿠니 추계 예대제 마사카키 봉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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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 야스쿠니 신사의 추계 예대제를 맞아 공물을 봉납했다.

직접 참배 대신 마사카키 봉납

다카이치 총리는 ‘내각총리대신 다카이치 사나에’ 명의로 ‘마사카키’를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비쭈기나무 화분 형태로 제단에 올리는 공물이다. 추계 예대제는 이날 시작돼 19일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총리 측 관계자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예대제 기간 직접 참배를 보류할 방침이다. 한국·중국 등과의 외교 문제를 피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날 요배를 했는지에 대해 측근들은 “답을 삼가겠다”고 밝혔다.

중국대사관의 규탄과 일본 압박

일본 주재 중국대사관은 17일 대변인 명의의 소셜미디어 발표를 통해 공물 봉납을 비판했다. 대변인은 “중국은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관련 부정적 동향을 강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정신적 도구이자 상징으로, 침략 전쟁에 직접적인 죄책이 있는 14명의 A급 전범을 봉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집권 세력이 전범 복권과 전쟁 죄책 은폐, 역사적 사실 왜곡을 통해 ‘재군사화’를 가속하려는 의도로 야스쿠니 신사를 기린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이 잘못된 행동은 역사적 정의에 대한 모독이자 문명의 한계선에 대한 도전이고 전후 국제 질서에 대한 도발로, 국제 사회는 모두 단호히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대하는 것은 일본이 전후 국제 사회로 복귀하는 중요한 전제이고, 일본이 주변 국가와 관계를 발전시키는 정치적 기초이며, 일본이 평화 발전이라는 약속을 준수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척도”라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우리는 일본이 침략 역사를 심각하게 반성하고 야스쿠니 신사 등 문제에서 언행에 신중하며 군국주의와 철저히 결별하기를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극우·반중 성향으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 취임 직후인 작년 11월 의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했다.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여행·유학 자제령과 수산물 수입 금지 재개, 희토류 수출 통제 등으로 대일 압박에 나섰다.

한국 정부의 유감 표명

한국 정부도 17일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다카이치 총리와 일본 지도급 인사들의 공물 봉납·참배에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국가 간, 국민 간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고 밝혔다.

각료·의원 참배와 과거 행보

야스쿠니 신사가 추모하는 대상은 메이지유신 전후의 일본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여러 전쟁에서 숨진 영령 246만6천여 명이다. 이 중 약 213만3천 위는 태평양전쟁과 관련된 영령으로, 90%에 가깝다. 극동 국제군사재판, 즉 도쿄재판에서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도 합사돼 있다.

17일에는 기우치 미노루 경제재정담당상이 참배하고 사비로 ‘다마구시료’를 봉납했다.

자민당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무조사회장은 17일 오후 참배했다. 모리 에이스케 중의원 의장, 세키구치 마사카즈 참의원 의장, 우에노 겐이치로 후생노동상은 공물을 보냈다.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초당파 의원들은 19일 집단 참배할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각료로 있을 때 봄·가을 예대제와 일본의 종전일인 8월 15일마다 거의 빠지지 않고 신사를 찾았다. 자민당 총재에 취임한 지난해 10월 이전에는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8월 15일에도 참배했다.

직접 참배를 멀리하기 시작한 것은 총리 취임 직전인 지난해 가을부터다. 총재 취임 후 같은 달 열린 추계 예대제에는 참배하지 않았고, 총리 취임 이후인 올해 봄 예대제에서도 공물만 보냈다. 직접 방문 대신 공물로 추모 뜻을 표시해 온 셈이다.

올해 8월 15일에는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자민당 간부를 통해 사비로 ‘다마구시료’ 공물 대금을 냈다. 이날 신사에 가지 않고 일본무도관 주차장에서 신사 쪽을 향해 두 번 절하고 두 번 손뼉을 친 뒤 다시 한 번 절하는 요배를 했다.

현직 일본 총리의 마지막 야스쿠니 신사 직접 참배는 2013년 12월 아베 신조 당시 총리의 방문이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도 재임 중에는 직접 참배 대신 예대제에 공물을 봉납하는 방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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