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4일이 갓 지난 신생아가 담도폐쇄증을 이겨내고 건강히 집에 돌아갔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인경 교수가 지난달 4일 담도폐쇄증을 앓고 태어난 생후 14일, 몸무게 3.14㎏의 A양에게 총 5시간 8분에 걸쳐 로봇 ‘카사이’ 수술을 시행했다고 이 병원이 1일 밝혔다.
문헌에 보고된 적 없는 세계 최연소·최저 체중 사례다
병원 측은 이번 수술을 문헌상 보고된 적 없는 ‘세계 최연소·최저 체중’ 대상 카사이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수술 경과도 안정적이었다. 수술 동안 출혈이 거의 없어 수혈도 필요하지 않을 정도였고, A양은 이후에도 부작용 없이 회복해 지난달 30일 퇴원했다.
난도가 높았던 이유는 환아의 몸집이다. A양의 몸이 작은 터라 의료진은 좁은 복강 안에서 장기를 떼고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해야 했다.
신생아 1만명당 1명꼴로 생기는 희귀 난치 질환이다
담즙은 지방 소화를 돕는데, 이 담즙이 소장으로 내려가지 못한 채 간 안에 갇히는 것이 담도폐쇄증이다. 발생 빈도는 신생아 1만명당 1명꼴로, 희귀 난치 질환에 속한다.
치료를 미루면 위험이 커진다. 담즙이 고이면서 간 손상으로 이어져 간경화와 간부전이 생기기 쉽다.
표준 치료로 꼽히는 것이 카사이 수술이다. 막힌 담도를 제거한 뒤 간 입구(간문부)와 소장을 직접 연결해 담즙이 흐르게 하는 방식이며, 수술명은 이 수술을 개발한 일본 의사의 이름에서 따왔다.
산전 초음파에서 발견돼 출생 전부터 협진했다
발견 시점은 출생 전이었다. 임신 중 받은 산전 초음파에서 태아의 간 하부에 낭성 병변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액체가 차 있는 주머니인 낭성 병변이 있으면 담즙이 지나는 길인 담도에 이상이 있을 수 있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이후 진료는 세브란스병원 고위험 산모 태아 통합치료센터 권자영 교수(산부인과)가 맡았고, 출생 전부터 산부인과와 신생아과, 소아외과 등이 함께 치료 계획을 세웠다.
수술을 집도한 인 교수는 “담도폐쇄증은 조기 진단과 조기 수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번 환아는 산전 진단부터 출생 직후 평가, 신생아 중환자 치료, 소아외과 수술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져 매우 이른 시기에 치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