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1천병상 종합병원 부지, 결국 유찰
남양주에서 추진돼 온 1천병상 규모 종합병원 건립 사업이 첫 관문인 부지 매입 단계에서 무산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6월 12일 공고한 진접2 공공주택지구 내 의료시설 용지 공급 입찰이 6월 25일 마감 시한까지 응찰자가 한 명도 나서지 않아 유찰로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유력 참여자로 거론되던 중앙대의료원 교육협력 현대병원도 결국 응찰을 포기하면서, 지난 3월 남양주시와 중앙대의료원, 현대병원이 손잡고 발표했던 미래형 복합의료타운 조성 계획은 시작 단계부터 제동이 걸렸다.
LH 용지 공고와 현대병원의 응찰 포기
LH가 공급 공고를 낸 대상은 진접2 공공주택지구 내 의료시설 용지 2필지, 면적은 약 4만1천㎡ 규모다. 공급 예정 금액은 3.3㎡당 1천만원 수준으로 책정돼 전체 금액이 1천271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해당 용지를 2029년 6월 30일 이후에나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이 함께 붙었다.
현대병원 측은 응찰하지 않은 이유로 높은 땅값과 늦은 사용 가능 시기 두 가지를 들었다. 1천억원대에 이르는 토지 매입 비용을 먼저 지불하고도 실제 병원 부지를 사용하기까지 3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구조가 병원 측이 감당하기 어려운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결국 유력 응찰자가 없는 상태에서 입찰은 마감됐고, LH의 이번 공고는 유찰로 종결됐다.
지난 3월 업무협약, 역할 분담의 큰 틀
이 사업은 지난 3월 남양주시, 중앙대의료원, 현대병원 등 3개 기관이 업무협약을 맺으며 본격화됐다. 협약에 따르면 중앙대의료원이 의료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고, 현대병원이 땅 확보와 병원 건립·운영을 맡으며, 남양주시는 지역 차원의 협력 주체로 참여하기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1천병상 규모, 즉 일반병상 800개와 감염병 대응을 위한 특수병상 200개를 갖춘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의료기관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협약 체결 당시만 해도 남양주는 인구 70만명이 넘는 대도시임에도 대형 종합병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만큼, 지역 사회의 기대가 컸다. 그러나 협약은 사업 추진의 출발점일 뿐, 실제 부지 확보와 자금 조달까지 자동으로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번 유찰은 그 간극이 현실화된 사례로 볼 수 있다.
2030년 말 진료 목표에 켜진 빨간불
이번 사업은 애초 2030년 말 진료 개시를 목표로 추진돼 왔다. 그러나 첫 단계인 부지 매입부터 유찰이라는 결과를 맞으면서 목표 일정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병원 부지를 다시 공급하려면 LH가 땅값이나 사용 가능 시기 등 조건을 재조정해 재공고에 나서야 하는데, 이 과정 자체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남양주시와 중앙대의료원, 현대병원 등 협약 당사자들은 땅값과 사용 시기를 둘러싼 이견을 조속히 조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지역 정치권에서도 1천병상 종합병원 유치는 선거 국면에서 주요 공약으로 거론될 만큼 관심이 높았던 사안이어서, 유찰 이후 후속 대응 방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이라는 과제
남양주에 대형 종합병원이 들어선다는 구상은 지역 주민의 의료 접근성 확대와 직결되는 사안이다. 대형 병원은 응급, 입원, 전문 진료 체계를 두루 갖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남양주 같은 도시에서는 중요한 기반시설로 꼽힌다. 실제로 남양주시는 이번 종합병원 건립과 별도로 400병상 규모 공공의료원 설립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는 등 투트랙으로 지역 의료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번 유찰 사례는 대형 병원 건립이 협약 체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공공택지 내 의료시설 용지의 공급 조건과 실제 운영 주체가 감당할 수 있는 재무적 여건 사이에는 간극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번처럼 그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 사업 전체가 첫 단계에서 멈춰 설 수 있다. 향후 LH와 협약 당사자들이 조건을 어떻게 재조정하고, 재공고 절차를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하느냐가 남양주 1천병상 종합병원 건립의 성패를 가를 변수로 남아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부지 조건 재조정 여부와 재공고 시점, 그리고 협약 당사자들이 내놓을 후속 대응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