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규정 내세운 핵보유 주장
제13차 베이징 샹산포럼 제3차 전체회의가 17일 중국 베이징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렸고, 이 자리에서 김강일 북한 국방성 부상이 대외정책을 주제로 연단에 섰다. 그는 연설을 통해 “적수국들은 우리의 정당한 자위적 방위 정책에 대한 시비와 비현실적인 비핵화 망상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접으라는 취지였다.
핵보유국 지위를 두고는 헌법이 정한 사안이라는 논리가 동원됐다. 김 부상은 “국가의 최고법인 헌법에 의해 고착된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 불가역의 한계선”이라고 규정하며 핵무력을 계속 키우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적대 세력들의 핵 위협이 극대화되고 핵동맹 대결 책동이 날로 적극화될수록 강력한 힘에 의한 안전 보장과 평화 수호 원칙에 입각해 자위적 핵전쟁 억제력을 끊임없이 확대·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핵동맹’ 규정과 미국 핵전략 비판
한반도의 긴장이 풀리지 않는 책임은 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 몫이라는 것이 연설의 또 다른 축이었다. 세 나라의 안보협력에는 ‘핵동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김 부상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한국이 미국의 묵인과 조장 아래 핵 보유를 목표로 한 무분별한 군사력 증강 책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미일한 삼각 군사공조 체제의 핵동맹으로의 변이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했다.
대결 구도의 뿌리도 미국 쪽에서 찾았다. 그는 “조선반도(한반도) 정세가 대결과 긴장 격화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은 80여년간 대조선(북한) 적대시를 국책으로 삼고 핵전쟁 준비 수준을 계단식으로 확대하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의 정치·군사적 대결 책동에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핵전략에 대해서는 “전술 핵무기를 이용한 공격 능력 확대에 중점을 둔 새로운 핵전략 작성에 진입하고 있다”며 “핵전략을 실전 사용으로 진화시키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 환경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호국 협력 의지 표명
핵무력 증강의 이유를 외부 위협에서 찾는 기존 설명도 그대로 반복됐다. 김 부상은 “적수국들의 끊임없는 핵무력 증강 책동은 우리 공화국의 굳건한 핵 방패 구축의 명분을 충분히 제공하고 핵무력 강화 노선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고 했고, 핵정책의 성격에 대해서도 “우리의 핵정책은 현존하는 위협과 전망적인 위협으로부터 국가 안전상 우려를 정확히 반영해 채택됐다”고 강조했다.
연설 말미에는 중국을 비롯한 우호국들과 관계를 두텁게 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김 부상은 “패권주의와 일방주의를 반대하고 공정한 국제질서를 수립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설 무대가 된 샹산포럼은 중국 국방부가 여는 다자 안보회의로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라는 별칭이 따라붙으며, 올해는 15일부터 사흘 동안 베이징에서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