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2025년 2월 11일부터 3월 4일까지 이차전지, 석유화학, 섬유 등 3개 제조업종을 대상으로 제조안전고도화기술개발사업 신규지원 대상과제를 공모했다. 업종별 사고 사례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위험 요인을 사전에 감지하고 조기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사업의 핵심 목표다. 산업부는 이 사업에 5년간 총 298억원을 투입하며, 과제별로 3억원에서 7억5000만원 규모를 지원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상시근로자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면서, 산업 현장에서는 사고를 사전에 막는 예측형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 추정액은 38조1700억원으로, 2020년 29조9800억원 대비 27.3퍼센트 늘었다. 산재보상금 지급액과 생산력 감소분을 합산한 이 수치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누적으로 170조원에 달한다. 2025년 상반기에도 산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9조6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조6200억원보다 5.7퍼센트 증가해, 정부와 산업계 모두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기반 산업안전 모니터링 기술 확산
이런 흐름 속에서 산업 현장에는 인공지능 영상분석과 사물인터넷 센서를 결합한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이 늘고 있다. 이들 시스템은 작업자의 안전장비 착용 여부, 위험구역 출입, 이상 행동 패턴 등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온도와 압력, 진동 등 설비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이나 사고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안전수칙을 알면서도 어기는 이른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고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러한 감지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다만 구체적인 도입 효과나 인력 절감 규모를 뒷받침하는 공식 통계는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태로, 현장별 성과는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 지원 정책과 남은 과제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안전일터 조성지원 사업을 통해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중소사업장을 대상으로 스마트 안전장비 도입비를 지원하고 있다. 건설업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며, 동일 사업주 또는 법인당 최대 3000만원까지, 공단이 판단한 장비 가격의 최대 80퍼센트를 지원한다. 부가세는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지원 품목은 인공지능, 로봇, 정보통신기술, 사물인터넷, 센서 기술을 활용한 지정품목 37종과 자율신청품목으로 구성된다. 이 사업은 일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실제 주관 기관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다. 중소기업계에서는 초기 도입 비용 부담과 기존 설비와의 호환성, 전문인력 부족 등이 여전히 기술 확산의 걸림돌로 꼽힌다.
정부는 제조안전고도화기술개발사업과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사업을 통해 예측형 안전관리 기술의 저변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다만 중소사업장까지 기술이 실질적으로 확산되려면 지원 예산 확대와 함께 현장 적용성을 검증한 표준모델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매년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예측형 안전관리 체계가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의 효과를 거두는지는 향후 통계와 실증 결과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