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2025년 들어 6퍼센트 넘게 오르며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을 크게 웃돈 가운데, 정부가 6월 27일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시장이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 지역은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반면 노원·도봉·강북, 금천·관악·구로 등은 거래가 급감하며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6.27 대책, 가계부채 관리방안이라는 이름의 대출 규제
정부가 6월 넷째 주 발표한 조치는 정식 명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이다.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금융권 대출을 소관하는 금융위원회가 발표를 주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6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크게 뛰자 정부는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어 관계 부처와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겹치면서 올해 초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과 주택담보대출이 동시에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구체적으로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생애최초 구매자를 포함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기존 80퍼센트에서 70퍼센트로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6억원으로 제한됐다. 예를 들어 매매가 14억원짜리 서울 아파트를 살 경우 이전에는 대출 10억원에 자기자금 4억원으로 매입이 가능했지만, 이번 조치로 대출 가능액이 6억원으로 줄면서 자기자금이 8억원 이상 필요해졌다.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스트레스 금리 1.5퍼센트포인트가 추가로 반영돼 대출 한도가 한층 더 줄어들게 됐다. 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의 약 74퍼센트가 이번 규제의 직접적 영향권에 든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 3구·마용성 신고가 행진, 노도강·금관구는 거래 절벽
규제 발표 이후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자체는 꺾이지 않았다. 7월 넷째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5퍼센트 올랐고, 올해 들어서는 누적 6.30퍼센트 상승해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다만 상승세의 내용은 예년과 다르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마포·용산·성동 등 마용성 지역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계속 나오는 반면, 노원·도봉·강북과 금천·관악·구로 등 상대적으로 외곽 지역은 거래량이 뚜렷하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대출 한도가 낮아지면서 자기자금 여력이 있는 고가 지역 수요자와 그렇지 않은 지역 수요자 사이의 격차가 커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 시장, 분양가상한제 단지로 수요 쏠림
대출 문턱이 높아진 가운데서도 분양 시장에서는 이른바 로또 청약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월부터 6월 10일까지 집계 기준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26.2대 1로,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단지의 4대 1을 여섯 배 이상 웃돌았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은 통상 주변 시세의 60에서 80퍼센트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돼 당첨될 경우 상당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올해 일반분양 물량은 총 1021가구에 그쳤지만 청약 접수 건수는 10만9110건에 달해 평균 경쟁률이 106.87대 1을 기록했다. 공급 물량 자체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소수의 상한제 단지에 집중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는 셈이다.
향후 전망
부동산 업계에서는 6.27 대책 이후 시장이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는 실수요·중저가 시장과 현금 동원력이 있는 고가·상급지 시장으로 분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주택자 대출이 전면 금지되고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묶이면서 갭투자를 포함한 레버리지 투자 여력은 크게 줄어든 반면, 강남권과 마용성 등 상급지는 자체 수요만으로도 신고가를 이어가는 이중적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서울 내 공급 물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를 둘러싼 청약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추가 공급 대책과 향후 금리 흐름이 하반기 서울 아파트 시장의 방향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