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개수 관세 부과 검토 – 삼성·SK하이닉스 직격탄 우려

미국 반도체 개수 관세 부과 검토 – 삼성·SK하이닉스 직격탄 우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제품에 대한 개별 단위(개수) 기준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업계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기존 중량이나 가격 기준 관세와 달리 개수 기준 관세는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반도체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 체계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반도체의 중량(㎏)이나 수입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해왔지만, 개별 제품 개수를 기준으로 하는 방식으로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HBM과 고성능 메모리 집중 타겟

새로운 관세 체계는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에 불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제품은 물리적 크기는 작지만 가격이 매우 높아, 개수 기준 관세가 도입되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 하나의 가격이 일반 DRAM의 10-20배에 달하는데, 개수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하면 실질적인 세율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며 “특히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HBM 수출이 늘어나는 시점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 반도체 수출 직격탄 불가피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230억 달러로, 전체 대미 수출의 28%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메모리 반도체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새로운 관세 체계가 도입되면 한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HBM3E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세계 1위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두 회사 모두 새로운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업계 대응 전략 마련 시급

이에 대해 한국 정부와 업계는 공동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 측과의 협의를 통해 한국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필요시 WTO 제소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한 관세 회피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HBM 후공정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SK하이닉스도 미국 내 패키징 시설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관세 검토는 미국이 중국과의 반도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동맹국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서는 업계와 정부 모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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