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부활절 오찬서 한국 겨냥 불만…주한미군 규모 부풀려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4월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부활절 오찬 행사 도중 한국을 직접 거론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거론하는 과정에서 “유럽이 하게 두자, 한국이 하게 두자”라고 말한 뒤 “우리는 험지에, 핵무력(북한) 바로 옆에 4만5000명의 군인을 두고 있는데도 한국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이란과의 무력 충돌 국면에서 동맹국들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해 온 가운데 나온 발언으로, 한국이 이 요청에 호응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주한미군 규모 4만5000명은 실제와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8일 서명한 2026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1255조는 주한미군을 약 2만8500명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수치는 실제 법정 주둔 규모보다 1만6500명가량 많은 것으로, 발언 과정에서 병력 규모가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파병 압박
이번 발언은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던 시기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국민 연설에서 각국이 “지체된 용기를 내라”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촉구한 바 있다. 미국은 이란과의 충돌 국면에서 동맹국들의 병력 지원을 요구해왔고, 이 과정에서 유럽 국가들과 함께 한국도 파병 요구 대상으로 거론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시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나토를 “종이호랑이”라고 표현하며 회원국들이 이란 관련 군사행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은 이후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주한미군과 방위비 문제로 번질 가능성
주한미군은 한반도 방어뿐 아니라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도 연결되는 자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파병 요구와 함께 주한미군 규모를 언급하면서, 한국 내에서는 이번 발언이 방위비 분담 협상이나 동맹국 역할 조정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해외 주둔 미군 비용을 동맹국이 더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복돼 왔고, 한국은 그때마다 주요 협상 대상으로 거론돼 왔다.
다만 이번 발언만으로 곧바로 주한미군 감축이나 방위비 재협상을 단정하기는 이르다. 실제 정책 변화 여부는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의 후속 설명, 의회와 실무 라인의 발언, 공식 협상 일정 등 추가 신호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한미 연합방위 체제, 역내 미군 전개 전략을 고려하면 미국에도 한반도 주둔의 전략적 가치가 작지 않다는 점도 변수다.
통상 이슈로 확대될 가능성도 주시
트럼프식 협상 방식의 특징 중 하나로 자주 거론되는 것은 안보와 경제 이슈를 분리하지 않는 접근이다. 이 때문에 한국 관련 발언이 방위비 문제를 넘어 무역수지,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투자 문제와 함께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현재로서는 안보 현안과 통상 현안이 실제로 하나의 협상 패키지로 묶일지 여부를 단정할 단계는 아니며, 향후 미국 정부의 후속 발언을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
서울이 확인해야 할 지점
한국 정부로서는 감정적 대응보다 사실관계와 기여 구조를 차분히 설명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주한미군 규모가 실제 법정 주둔 규모와 차이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연합훈련과 군수지원, 대북 억지 협력 등 한국이 제공해 온 역할을 미국 내 정책 결정자와 여론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고위급 소통을 통해 연합방위 태세와 한미 공조에 실질적 변화가 있는지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지점
첫째, 이번 발언이 일회성 정치 메시지에 그칠지, 실제 정책 논의로 이어질지를 봐야 한다.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의회 인사들의 후속 발언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둘째, 주한미군과 방위비 문제가 통상 현안과 함께 언급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여러 의제가 동시에 연결될 경우 협상 프레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미국과 이란 간 휴전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토를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도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결국 이번 사안은 발언의 표현 수위 자체보다 후속 정책 신호를 어떻게 읽느냐가 핵심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활절 오찬 자리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과 주한미군을 함께 언급했고, 이 과정에서 실제보다 많은 병력 규모를 제시했다는 점이다. 그 파장이 실제 협상과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는 추가적인 공식 발언과 외교 일정 속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