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V 신제품 99%에 AI 탑재…”AI TV 대중화 원년” 선언

삼성전자 ‘모든 TV에 AI 탑재’ 선언, 거실 플랫폼 경쟁의 시작

삼성전자가 모든 TV에 AI를 기본 탑재하겠다는 방향을 내세우며 TV를 단순 디스플레이가 아닌 집 안의 AI 단말로 재정의하고 있다. 승부처는 화질이 아니라 사용자 인터페이스, 체

삼성전자, TV 신제품 99%에 AI 탑재…“AI TV 대중화 원년” 선언

삼성전자가 2026년 4월 15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 ‘더 퍼스트 룩 서울 2026’에서 올해 국내에 출시하는 TV 신제품의 99%에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AI TV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표준이 될 것”이라며 2026년을 ‘AI TV 대중화 원년’으로 선언했다.

이번 발표로 그동안 마이크로 RGB,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네오 퀀텀닷다이오드(QLED) 등 프리미엄 라인업에 국한됐던 AI 기능이 올해 새로 추가된 미니 LED와 초고화질(UHD) 등 보급형 제품까지 확대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 프로’와 ‘더 프레임’, 이동형 스크린 ‘무빙스타일’, 와이파이 스피커 ‘뮤직 스튜디오 5·7’, 올인원 사운드바 ‘Q시리즈’ 등 2026년형 신제품 라인업을 함께 공개했다.

‘비전 AI 컴패니언’과 외부 AI 서비스가 결합된 통합 플랫폼

삼성전자는 이날 통합 AI 플랫폼 ‘비전 AI 컴패니언(Vision AI Companion)’을 소개했다. TV를 시청하는 사용자에게 AI 기술을 기반으로 최적화된 답변과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으로, 자체 음성비서 빅스비 외에도 퍼플렉시티,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등 외부 AI 서비스를 함께 탑재해 업계 최다 수준의 AI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실시간으로 경기 장면을 분석해 화질을 최적화하는 ‘AI 축구 모드 프로’, 영상 속 대사와 배경음, 효과음을 자동으로 구분해 맞춰주는 ‘AI 사운드 컨트롤 프로’ 등 세부 기능도 공개됐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AI 기능 확대는 리모컨 조작 중심의 메뉴 구조를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전환하는 작업과도 맞물려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나 정보를 직접 찾아 들어가는 대신, TV가 시청 맥락을 이해하고 필요한 답을 먼저 제시하는 방식으로 조작 체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회사는 이 같은 변화가 화질이나 크기 경쟁을 넘어 TV의 역할 자체를 재정의하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왜 지금 ‘거실의 AI’인가…경쟁 심화와 수요 둔화가 배경

이번 선언의 배경에는 TV 시장에서 거세지는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정체된 하드웨어 수요라는 이중의 압박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AI 기능은 일부 프리미엄 모델을 정당화하는 부가 요소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삼성전자는 이를 보급형까지 확대해 TV 전반의 기본 사양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TV는 가정에서 가장 널리 보급된 대형 화면이자 가족 단위 콘텐츠 소비가 집중되는 대표적 기기라는 점에서, AI를 기본값으로 삼는 전략은 거실을 중심으로 한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 구조 전반을 함께 바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략이 판매 대수 자체보다 판매 이후의 시간, 즉 소비자가 제품과 함께 보내는 체류 시간과 연결된 서비스 생태계를 겨냥한 것으로 본다. TV가 한 번 사면 끝나는 내구재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서비스를 제공받는 플랫폼으로 성격이 바뀔수록, 제조사는 판매 이후에도 소비자와의 접점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반응과 향후 전망

같은 날인 4월 15일에는 국내 생성형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실리콘밸리 기반 사제파트너스를 리드 투자자로 18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1차 투자를 유치하며 국내 생성형 AI 기업 최초로 기업가치 1조원을 넘는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졌다. 이를 두고 한국 AI 산업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양쪽에서 동시에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발표를 두고 TV를 단순한 완성 가전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소비하고 업데이트를 받는 플랫폼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만 AI TV가 실질적인 경쟁력을 갖추려면 음성 인식과 화질 보정 수준을 넘어 다중 사용자 환경에서의 인식 정확도, 개인정보 보호, 응답 지연시간 등 세부 완성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보급형까지 AI 기능을 확대한 2026년형 TV 신제품이 실제 판매 현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그리고 빅스비와 퍼플렉시티,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등 복수의 AI 서비스가 한 화면 안에서 어떻게 조율될지가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