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서울서 제10차 세계유산해석 국제회의 개최

외교부, 서울서 제10차 세계유산해석 국제회의 개최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외교부는 17일 서울 건국대학교에서 유산해석설명국제위원회(ICOMOS-ICIP)와 공동으로 ‘2026년 세계유산해석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18일 현재 한국이 문화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방식까지 공공문화외교의 주요 의제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행사다.

이번 회의에는 테레사 파트리시우 ICOMOS 위원장을 비롯한 전문가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은 2016년 이후 세계유산해석 국제회의를 모두 10차례 개최했으며, 이번 제10차 회의에서는 ‘유산해석의 도전과 미래: 국제 규범 개정을 향하여’를 주제로 국제 규범과 포용적 해석의 방향을 논의했다.

세계유산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세계유산해석은 유산의 존재를 단순히 알리는 작업과 구별된다. 하나의 유산이 지닌 의미를 어떤 관점에서 설명하고, 그 가치를 서로 다른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를 다루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가 유산의 보존 상태나 관리 기술이 아니라 ‘해석’을 전면에 내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오진희 외교부 공공문화외교국장은 개회사에서 유산해석이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이해하는 데 갖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외교부는 또 유산해석 논의의 발전에 기여해 온 전문가들의 노력을 평가했다. 유산의 물리적 형태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를 국제사회와 공유하는 과정이 세계유산 제도의 핵심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는 메시지다.

회의 주제에 ‘도전과 미래’와 ‘국제 규범 개정’이 함께 포함된 점도 눈에 띈다. 이는 유산을 설명하는 기존 방식과 규범을 점검하고, 앞으로 적용될 해석 원칙을 보다 정교하게 논의하겠다는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구체적인 규범 개정안이나 합의 내용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국제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논의의 방향을 점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한국이 10차례 이어온 국제 논의

한국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세계유산해석 국제회의를 총 10회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일회성 문화행사가 아니라 10차례에 걸쳐 축적된 국제 논의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한국이 유산해석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왔다고 외교부가 설명하는 근거도 이러한 지속성에 있다.

국제회의를 반복적으로 개최한다는 것은 참가자와 의제를 한 번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논의를 이어갈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유산해석은 하나의 관점만으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분야인 만큼,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경험과 문제의식을 교환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분석된다.

이번이 제10차 회의라는 사실은 한국의 역할을 수치로 보여준다. 세계유산을 보유하거나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그 유산의 의미를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지를 국제사회와 함께 논의하는 플랫폼을 한국이 꾸준히 마련해 왔기 때문이다. 이는 문화유산을 외교의 장식적 소재가 아니라 국제 규범과 소통의 대상으로 접근하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외교부와 국제 문화유산 기관의 협력

행사는 한국 외교부와 유산해석설명국제위원회가 공동 개최했다. 유산해석설명국제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한국 외교부와 함께 국제적 논의의 틀을 마련한 전문기구다. 테레사 파트리시우 ICOMOS 위원장이 참석한 사실은 이번 회의가 한국 국내 행사에 머물지 않고 국제 전문가 네트워크와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회의의 공동 주관은 ICOMOS 한국위원회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맡았다. 여기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국제해석설명센터(WHIPIC)와 건국대학교 세계유산연구소가 협력기관으로 참여했다. 정부 부처, 국제 문화유산 관련 조직, 대학 연구기관이 각각 개최·주관·협력 역할을 나눠 회의 기반을 구성한 것이다.

이 같은 참여 구조는 세계유산해석이 외교기관만의 과제도, 학계만의 연구 대상도 아니라는 점을 드러낸다. 국제 규범을 논의하려면 외교적 조정 능력과 전문적 연구, 현장 경험이 함께 연결돼야 한다. 여러 기관이 역할을 분담한 이번 회의는 유산해석 논의가 학술·외교·국제협력의 접점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

공공문화외교의 의제로 떠오른 포용성

오진희 국장의 직책은 외교부 공공문화외교국장이다. 한국 외교부가 세계유산해석 국제회의를 공공문화외교 영역에서 다루고 있다는 점은 유산의 의미를 설명하는 일이 국가 간 관계와 국제사회 소통에도 연결된다는 인식을 보여준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전달하는 과정 자체가 외교 활동의 일부가 된 셈이다.

외교부가 밝힌 향후 노력에는 ‘유산해석의 포용적 접근’이 포함됐다. 포용적 접근의 구체적인 기준이나 실행 방안은 이번 자료에서 제시되지 않았지만, 특정한 설명만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유산을 둘러싼 다양한 관점과 의미를 폭넓게 살피려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규범과 운영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이어지는 국제 논의를 통해 구체화돼야 할 부분이다.

유산해석에서 포용성을 강조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공유할 수 있는 언어를 만드는 작업과 맞닿아 있다. 서로 다른 배경의 참가자들이 같은 유산을 바라보더라도 그 의미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이 논의를 국제회의의 중심 의제로 다룬 것은 문화유산을 둘러싼 차이를 대화의 대상으로 전환하려는 외교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부산 세계유산위원회와 연결되는 외교 일정

한국은 오는 19일부터 29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의 의장국을 맡는다. 부산은 한국 남동부의 대표적인 항구도시다. 서울에서 열린 세계유산해석 국제회의가 끝난 뒤 국제 문화유산 논의의 무대가 부산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는 세계유산위원회를 앞둔 중요한 정책·전문가 대화의 성격도 갖는다.

외교부는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유산해석의 포용적 접근을 포함해 세계유산협약 체제의 발전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이번 국제회의의 논의가 회의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계유산협약 체제를 둘러싼 더 큰 국제 논의와 연결될 수 있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이번 자료에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다뤄질 구체적인 안건이나 결정 예정 사항은 포함돼 있지 않다. 따라서 국제회의에서 나온 논의가 위원회의 특정 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 확인되는 핵심은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포용적 유산해석과 협약 체제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국제 규범 논의를 이끄는 한국의 역할

이번 회의의 핵심은 유산해석을 국제 규범의 관점에서 검토했다는 데 있다. ‘국제 규범 개정을 향하여’라는 주제는 유산의 의미를 전달하는 방식이 개별 기관의 선택만으로 남지 않고, 국제적으로 공유할 원칙과 연결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회의에 100여 명의 전문가와 관계자가 참석한 것도 다양한 전문성을 한자리에서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의 역할은 국제 규범의 구체적 내용을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논의를 지속할 공간을 제공하고, 관련 기관과 전문가를 연결하는 데서 확인된다. 2016년 이후 10차례 회의를 이어온 기록과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의장국이라는 위치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한국은 유산해석 분야에서 논의의 연속성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한국의 글로벌 위상이 단순히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수준을 넘어, 문화유산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기준을 함께 논의하는 역할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의 개최 횟수와 참가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이 어떤 원칙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포용적 접근을 실제 논의 구조에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있다는 평가다.

문화유산 외교가 남긴 과제와 전망

이번 국제회의는 세계유산의 가치를 보존하는 문제와 그 가치를 설명하는 문제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부각했다.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국제사회에서 충분히 이해되려면 물리적 보호뿐 아니라 의미를 전달하는 해석의 과정도 중요하다는 것이 외교부가 강조한 핵심이다.

앞으로 주목할 부분은 포용적 접근과 국제 규범 개정 논의가 얼마나 구체적인 언어로 정리되는가다. 현재 공개된 내용은 회의의 주제, 참가 규모, 참여기관과 한국 정부의 기본 방향에 집중돼 있다. 특정한 개정안이나 합의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이번 행사의 성과는 우선 국제 전문가들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후속 논의를 이어갈 기반을 마련했다는 수준에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

한국은 서울에서 100여 명이 참여한 제10차 세계유산해석 국제회의를 열고, 이어 부산에서 열릴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의 의장국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독자에게 이 사건이 흥미로운 이유는 한국이 문화유산을 보유한 국가를 넘어, 인류가 공유하는 유산의 의미를 어떤 언어와 관점으로 설명할지 논의하는 국제적 연결자 역할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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