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전망 하향 조정, 2025년 0.8% 성장 전망…내수부진 장기화 우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5년 9월 27일 발표한 ‘2025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6월 전망 대비 0.4%포인트 낮아진 수치로, 내수 부진이 예상보다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26년 전망치도 2.0%에서 1.6%로 낮췄다.
내수 침체가 성장 발목
KDI는 성장률 하향 조정의 주된 원인으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을 지적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0.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는 높은 물가와 금리 부담, 가계부채 증가로 소비 여력이 제한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 민간소비가 전분기 대비 -0.2% 감소하며 2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한 점이 우려스럽다는 평가다. 설비투자는 2025년 -3.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투자가 위축되고 있으며, 특히 제조업 투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건설투자도 -2.8% 감소가 전망되면서 내수 전반의 침체가 뚜렷하다.
수출만이 유일한 버팀목
반면 수출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KDI는 2025년 상품수출이 3.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수출이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자동차와 석유화학 제품 수출도 선전하고 있다. 다만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가능성이 수출 전망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KDI 관계자는 “수출 증가세가 내수 부진을 완전히 상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수출 기업과 내수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물가 상승률은 2025년 2.3%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지만, 상반기의 급격한 상승세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상황은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15만 명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여 고용 증가세 둔화가 우려된다. KDI는 “내수 회복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며 “재정정책의 적극적 역할과 함께 가계 소득 증대 및 소비 여력 확충을 위한 구조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는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민생안정과 경기 활력 제고를 위해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