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호(안양시청)가 20일 나고야의 미즈호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치러진 남자 100m T13 결선을 10초48에 달려 아시아신기록과 함께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경기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패러게임(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육상 종목이다.
예선부터 이어진 기록 단축
장민호는 이날 오전 예선을 10초61로 마치며 먼저 아시아 기록을 작성했다. 결선에서는 이 기록을 스스로 10초48까지 줄였다.
장애인 국제종합대회 출전은 이번이 생애 처음이다. 그는 이번 대회 개회식에서 기수를 맡았고, 주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장거리에서 단거리로, 그리고 장애인 육상
고교 시절 장민호는 장거리 종목 선수였다. 2023년 단거리로 종목을 바꿨고, 그 이듬해 전국체육대회에서 남자 100m·200m와 400m 계주를 모두 우승해 3관왕에 오르며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그는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망막색소변성증을 앓고 있었다. 어머니에게도 같은 질환이 있어 시력에 이상이 올 수 있다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장애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 현역 육상 선수가 자신의 장애를 밖에 알리고 장애인 육상에 나서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올해 초 장애 등급을 받았고, 이후 비장애인 국가대표와 장애인 국가대표에 모두 선발됐다.
아시안게임 ‘조연’에서 패러게임 주연으로
한국 선수 가운데 아시안게임과 아시안패러게임 무대에 모두 선 것은 장민호가 처음이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혼성 1,600m 계주와 남자 1,600m 계주에 나서 ‘조연’ 역할을 했지만, 아시안패러게임에서는 주연이 됐다.
금메달을 딴 뒤 장민호는 환하게 웃으며 “내겐 큰 도전이었습니다. 많은 장애인이 나를 보며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장애인 육상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처음엔 내 장애를 주변에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장애를 인정하고 이를 알리면서 더 큰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도전 그 자체가 더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며 “많은 장애인이 나를 보며 새로운 도전에 나설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음 목표는 400m 2관왕
장민호의 다음 경기는 23일 열리는 남자 400m다. 이 종목에서 이번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그는 “항상 최고 기록을 목표로 달린다”며 “400m에서도 최고 기록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