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025년 9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추가 인하한 가운데, 국내 경제가 저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복합적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번 금리 인하는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경기의 하방압력이 확대됨에 따른 대응책으로 평가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2025년 8월 경제전망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건설투자 부진에 주로 기인하여 2025년 0.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낮은 수치로, 내수 회복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지표다. 반면 2026년에는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문별 경제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민간소비 부문에서는 금리 하락세와 정부의 소비부양책 효과로 2025년 1.3%, 2026년 1.5% 정도로 증가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소비 여력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설비투자는 금리 하락세와 반도체 경기 호조세가 유지되면서 2025년 1.8%, 2026년 1.6% 정도의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건설투자는 2024년 마이너스 3.3%에 이어 2025년에도 마이너스 8.1%의 큰 폭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건설업계의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경제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2026년에는 2.6% 정도 증가하며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안정과 통화정책의 방향성
2025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7% 상승에 그쳐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 2%를 하회했다. 근원물가는 1.3% 상승으로 더욱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물가 안정세는 한국은행에게 추가적인 금리 인하 여력을 제공하고 있다. KDI는 소비자물가가 낮은 경제성장세에 따라 상승세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진행된 IMF 강연에서 한국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며, 향후 물가, 성장 및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하여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를 신중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변화와 국내 경제 상황을 균형 있게 고려한 접근법으로 해석된다.
코스피 지수는 9월 들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3,400포인트를 넘어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9월 16일에는 장중 사상 최고치인 3,452.50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종가 기준으로도 3,449.62포인트로 신기록을 세웠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지속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 주식들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9월 10일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 3,817억 원을 순매수하고 기관투자자들도 9,046억 원을 순매수하는 등 기관 투자자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2조 2,634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현재 한국 경제는 건설투자 부진과 낮은 성장률이라는 도전과 물가 안정 및 주식시장 호조라는 기회 요인이 공존하는 복합적 상황에 놓여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러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적절한 정책 대응을 통해 경제의 안정적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