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2025년 9월 들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3,400포인트대를 돌파했다. 특히 9월 22일 KOSPI 지수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3,468.65포인트를 기록하며 강력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함께 국내 경제의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9월 15일 기준 KOSPI 지수는 3,407포인트로 전일 대비 0.35% 상승했으며, 지난 한 달간 7.24%의 강력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3개월 수익률 9.54%, 6개월 수익률 23.68%, 12개월 수익률 17.61%를 달성하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 사상 최고 기록에도 주가 하락 이유는?
8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151억 달러(약 21조원)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9월 1일 삼성전자 주가는 3.01% 하락한 6만7,600원으로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4.83% 급락한 2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조치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 산업보안국(BIS)이 9월 2일 발표한 새로운 조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의 중국 내 제조시설에 대한 VEU(Validated End User) 지위가 12월 31일부로 취소된다. 이는 3년간 지속된 특별 지위의 종료를 의미하며, 향후 두 회사는 중국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수입할 때마다 개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국면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낸드플래시와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패키징 공장, 다롄에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들 중국 내 시설들은 두 회사의 글로벌 생산 체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수출 통제 강화가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경우 2025년 1월 23일 발표한 실적에서 2024년 매출 66조1,900억원, 영업이익 23조4,700억원을 기록하며 모두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4분기에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앞질러 국내 1위 기업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러한 호조세 속에서 9월 SK하이닉스 주가는 35만원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메모리 반도체 업턴 사이클이 지속되고 있지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시장 전략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향후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가 기업 경영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KOSPI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16-20%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반도체 업계의 불확실성이 전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AI 반도체 수요 증가와 메모리 업사이클이 지속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장기적 성장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한국 증시는 반도체 수출 호조세와 미중 갈등이라는 상반된 요인 사이에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함께 4분기 실적 전망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