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투자 급감에도 소비 회복 조짐…3분기 민간소비 2.1% 증가 전망
건설투자가 급감하는 가운데서도 민간소비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과 민간 연구기관들은 2025년 3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을 전분기 대비 2.1%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2분기 -0.2% 역성장 이후 반등하는 것으로, 정부의 소비 진작 정책과 일부 업종의 실적 개선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 회복 이끈 3대 요인
소비 회복의 첫 번째 요인은 여름휴가 시즌 특수다.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분출되면서 항공·숙박·외식 업종이 호조를 보였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 저비용항공사(LCC)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호텔업계도 객실 가동률이 80%를 넘어서며 수익성이 개선됐다. 두 번째는 정부의 소비쿠폰 지급 효과다. 정부는 7월부터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총 3조 원 규모의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1인당 30만 원에서 50만 원 상당의 쿠폰이 지급됐으며, 유통·외식·문화 분야에서 사용 가능하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세 번째는 실질임금 상승이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명목임금 증가율(3.8%)이 물가 상승률(2.3%)을 상회하게 됐다. 실질구매력이 개선되면서 소비 여력이 확대된 것이다.
건설투자는 3분기 연속 감소
반면 건설투자는 3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1.8% 감소하며 3분기 연속 역성장이 전망된다. 주택 착공이 급감하고 있으며, 특히 아파트 착공 호수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줄어들었다. 고금리 환경과 미분양 물량 증가로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목 부문도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공공 발주가 감소하면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는 “건설업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며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본격화되는 내년 상반기부터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소비 회복세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고려대 경제학과 김태준 교수는 “일회성 정책 효과가 끝난 4분기에도 소비 증가세가 유지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가계부채 부담과 고용 불안정성이 여전히 소비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하반기 추가 소비 진작 대책을 검토 중”이라며 “내수 회복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소비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유통·외식·여가 업종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