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호남 반도체 부지 광주 군공항 첫 방문…광주 팹 최대한 빠른 건설 방침

최태원 SK그룹 회장, 호남 반도체 부지 광주 군공항 첫 방문…광주 팹 최대한 빠른 건설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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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 오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인 광주 군공항을 찾아 광주 팹을 최대한 빨리 짓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공장(팹)이 들어설 광주 군공항 부지와, 핵심 정비 후보지로 꼽히는 탄약고 일대 등을 살폈다. 지난 6월 호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이 나온 뒤 최 회장이 현장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 말 메가프로젝트가 공식화된 시점부터 따지면 석 달여 만이다.

현장에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함께했고, SK하이닉스에서는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동행했다. 최 회장은 부지 조성 상황과 전력·용수 공급, 교통망 같은 기반시설 준비 현황을 민 시장 등에게서 들었다. 이어 앞으로의 사업 추진 계획을 함께 논의했다.

착공 시점은 미정, 공사 속도 강조

최 회장은 “지을 수 있는 상황이 된다고 생각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최대한 짓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빠른 속도로 반도체 수요가 늘기 때문에 그걸 쫓아가는 공급 속도를 더 빨리 당겨야 한다”고 했다. 방문 목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속도로 광주 팹을 지을 수 있는지를 점검하러 왔다”고 설명했다.

착공 시점은 확답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착공 시점이) 언제인지는 좀 더 스터디를 해야 하기에 오늘 답을 못 드리지만 최대한 빨리 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형배) 시장님도 열심히 준비해주시고 국가에서도 용수와 전기 등이 다 갖춰지는 것과 저희가 공사를 병행해 같이 맞물리는 속도 등을 다시 계산하면 (착공 시점이) 아마 곧 발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반시설 준비보다 공사를 먼저 시작할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성토 등 건설 공사를 할 수 있으면 가장 빠른 속도로 할 것”이라며 “설사 용수와 전력이 늦는다고 하더라도 타이밍을 빨리 맞출 수만 있으면 먼저 (공사에) 들어가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광주 팹 규모, 용인 클러스터의 3분의 2 계획

최 회장은 광주 팹 규모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3분의 2 수준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는 용인의 3분의 2 정도 사이즈를 계획하고 있다. 땅이 더 있고 수요가 더 있다면 이쪽(광주 팹)이 더 커질 것도 충분히 예상한다”고 말했다.

생산시설을 서둘러 늘려야 하는 이유로 최 회장이 든 것은 인공지능(AI) 산업이 커지면서 함께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다. 그는 “반도체 수요가 계속해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이어 “또 다른 부지와 (반도체 팹) 조성이 더 필요한 것이고, 필요하다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병행해서라도 지어야만 할 사정이 생길 것 같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완공 시점을 2033년으로 정해, 기존 목표였던 2045년보다 12년 당겼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것만으로는 생산 능력을 늘리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광주 팹 건설도 서두를 방침이다.

이번 방문에 앞서 SK하이닉스 경영진과 팹 건설 자회사 SK에코플랜트 임원진은 군공항 부지를 10여 차례 점검했다. 정부의 ‘전격전’ 기조에 따른 것으로, 이 과정에서 전남광주시와도 협의했다. 총수인 최 회장까지 현장을 직접 점검하면서 투자 실행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는 전망도 있다.

민형배 시장은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신 최태원 회장님께 320만 특별시민을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민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공장을 최적의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건설·운영할 수 있도록 부지·전력·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은 물론 인재 양성과 정주 여건도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국가산단 820만㎡, 2030년 6월 첫 양산 목표

정부는 지난 6월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호남권에 메모리 팹을 2기씩, 모두 4기 짓는다는 내용이다. 총 800조원 규모로, 회사별 투입액은 400조원가량씩이다. 입지와 국가산단 후보지는 7월 광주 군공항 일원으로 확정됐다.

회사별 팹 2기 건설 방안을 두고 두 회사는 국토교통부·국방부·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산업단지 설계 용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맡았다. 국가산단 예정지 820만㎡ 가운데 정부와 통합특별시가 먼저 조성하려는 곳은 약 208만㎡로, 탄약고 이전 예정지·민원해소부지처럼 우선 개발이 가능한 땅이다.

일정대로라면 2028년 광주 군공항 부지를 넘겨받아 공사를 시작하고, 2030년 6월 1단계 반도체 초도 물량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계획상 팹 가동에는 하루 106만t의 용수와 6.3GW의 전력이 필요하다. 광주시도 군공항 이전과 국가산단 조성을 묶어 추진하면서, 전력·용수망을 넓히고 반도체 인력 양성 체계를 만드는 일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다만 군공항 이전, 전력·용수 확보 같은 과제가 아직 풀리지 않아 실제 착공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투자 자율성과 입지 선정 둘러싼 논란

투자 결정에 기업의 자율성이 있었는지, 입지는 적절했는지를 놓고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국회에서 최 회장은 광주·전남의 전력을 활용해 반도체 공장을 세울 수 있는지 질문을 받았다. 그는 전기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꼭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야권에서는 투자 방향이 단기간에 달라진 점을 두고 정치적 판단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왔다. 구미 등이 대상에서 제외되자 대구·경북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발도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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