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코미디 축제인 제14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부코페)이 2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개막해 10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개막식에는 관객 1천800여 명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고(故) 전유성을 기리는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새로 만든 ‘제1회 전유성상’은 개그맨 박준형이 받았다.
블루카펫에 선 국내외 코미디언
본 행사에 앞서 개그맨 양상국의 진행으로 블루카펫 행사가 열렸다. 이홍렬, 박준형, 김수용, 박성호, 박성광 등 국내 개그맨들과 세계 10개국에서 온 해외 코미디언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KBS에서 단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말자쇼’의 김영희와 정범균, 할머니 분장을 한 김영희의 딸 윤해서 양이 나오자 객석에서 큰 함성이 터졌다.
코미디언 신봉선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내일(22일) 오후 3시에 딱 한 번 ‘전유성 없는 전유성쇼’ 공연을 하니 많이 와서 구경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아내 김지민의 임신 소식을 알린 김준호 부코페 집행위원장은 마지막 순서로 블루카펫에 올라 “개그계의 아버지에서 진짜 아버지가 됐다”고 말했다.
지석진 사회로 열린 개막 무대
개막식 사회는 방송인 지석진이 맡았다. 지석진은 “제가 벌써 14번째 MC라는 것이 정말 놀랍다. 이는 한두 명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라며 “특히 후배지만 (부코페 행사를 주도한) 김준호, 김대희씨 두 분을 정말 리스펙트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을 일으켜 세워 관객의 박수를 청했다.
개막 공연은 드로잉 퍼포먼스 팀 ‘크로키키 브라더스’가 열었다. 이들은 빠른 비트의 노래에 맞춰 하얀 도화지 위에 순식간에 그림을 그려냈다. 프랑스 코미디언 패트릭 코텟 모이네는 대사 없이 몸짓으로만 펼치는 마임쇼 ‘마임 드 리옹’을 선보였다.
‘말자쇼’의 김영희와 정범균은 현장에서 받은 사연 쪽지를 읽으며 관객과 이야기를 나눴다. 밴드 QWER은 축하 무대를 꾸몄다.
전유성 추모 영상과 제1회 전유성상
지석진은 “전유성 선배님이 우리 곁을 떠난 지 어느덧 1년이 됐다”며 “많이 그립다. 이 자리에 현재 안 계신다는 것이 많이 슬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공연을 잠시 멈추고 상영된 추모 영상은 소년 시절부터 청년 시절까지 전유성의 일대기가 담긴 사진을 인공지능(AI) 영상으로 재현했다. 영상 속 전유성은 동료들과 함께 웃고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생전 부코페 명예위원장을 지낸 고인이 부코페에서 콩트를 선보이는 장면도 상영됐다.
시상자로 나선 개그맨 이홍렬은 “첫 전유성상 시상자로 나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선배님의 웃음이 오늘 이 상을 통해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본다”고 말했다. 수상자로는 ‘개그콘서트’의 맏형으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박준형이 호명됐다.
박준형은 “제가 첫 회 수상자로 정해졌다는 말을 듣고, 제가 이 상을 받아도 될까 하는 생각에 여러 기분이 교차했다”며 “너무 큰 상을 받아 영광이다. 선배님 생각도 많이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유성 선배님이 살아 계셨다면 뭐라고 하셨을까. 아마 ‘내가 살아 있을 때 만들지 그랬냐’고 이야기하지 않으셨을까 싶다”며 고인의 성대모사를 짧게 선보였다. 그는 “부코페를 통해 여러분께 코미디를 알릴 수 있어 좋다. 앞으로도 많은 코미디언에게 큰 박수를 달라”고 말했다.
30일까지 부산 전역서 공연
‘부산바다 웃음바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올해 부코페는 30일까지 열흘간 부산 전역에서 코미디 공연과 부대 행사를 이어간다. 22일에는 부산은행 본점 오션홀에서 후배 개그맨들이 헌정 무대 ‘전유성 없는 전유성쇼’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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