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장관,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호르무즈 해협 선박 안전 통항 요청

조현,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중동 정세 속 한국 외교의 신중한 대응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하며 중동 정세와 미국·이란 협상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국 정부는 중동의 불안을 지역 분쟁에 한정하지 않고 글로벌 안보·경제와 연결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우리 선박, 안전 통항 요청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외교부 장관은 5월 2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의 안전한 통항 재개를 요청했다. 이번 통화는 이란 측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조 장관은 한국 선박 26척과 선원 161명이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내에 정박해 있는 상황을 설명하고 한국 선박을 포함한 여러 국적의 선박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통화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막힌 국면에서 이뤄졌다.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이 해협에 다수 국적의 선박이 발이 묶이면서, 한국 선박과 선원의 안전 확보가 외교부의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조 장관은 통화에서 중동 지역의 안정이 글로벌 안보와 경제 상황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역내 평화와 안정의 조속한 회복을 바란다는 입장도 함께 전달했다.

이란 측 설명과 한국의 대응

외교부에 따르면 아락치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상황 등에 대한 이란 측 입장을 설명했다. 이에 조 장관은 협상의 세부 내용에 대한 즉각적 평가보다, 해협에 묶여 있는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한 통항이라는 실질적 현안에 집중해 대응한 것으로 파악된다. 외교부는 한국 선박 관련 정보를 이란과 미국 양측에 모두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통화 역시 그 연장선에서 선박의 조속한 통항 재개를 압박하는 성격이 짙다.

외교 현장에서 누가 먼저 통화를 제안했는가는 단순한 절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번 통화가 이란 측 요청으로 성사됐다는 점은, 이란도 한국을 포함한 각국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이 기회를 활용해 자국 선박과 선원의 안전이라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요구를 직접 전달했다.

26척, 161명이 놓인 현실

외교부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한국 국적 선박 26척과 우리 국민 선원 161명이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해협 통항이 사실상 제한된 데 따른 결과다. 선박과 선원의 안전 문제는 추상적인 외교 수사가 아니라, 실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걸린 구체적 현안이라는 점에서 이번 통화의 무게가 다르다.

외교부는 그동안 관계국과의 협의를 통해 선박 정보를 공유하고 통항 재개를 위한 물밑 교섭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조 장관과 아락치 장관의 통화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접촉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선박 안전 확보를 위해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교 채널 가동의 의미

정상회담이나 공식 공동성명에 비해 장관 간 전화 통화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외교 수단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이 빠르게 움직일 때 전화 통화는 가장 즉각적이고 실무적인 정치 행위가 된다. 이번 통화에서 핵심은 새로운 합의나 협상 타결이 아니라,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이라는 현안을 당사국에 직접 전달하고 상대의 입장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외교 채널이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기 국면에서는 하나의 안정 장치가 된다.

조 장관의 발언에서 드러난 또 다른 축은 중동 지역의 안정이 글로벌 안보와 경제 상황에 미치는 영향이다. 한국 정부가 중동 사안을 바라볼 때 안보와 경제를 분리하지 않고 함께 보고 있다는 뜻이다. 동시에 그 인식의 출발점은 지금 이 순간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는 우리 선박과 선원이라는 구체적 현실에 있다.

앞으로의 과제

이번 통화만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 시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외교부가 공개한 내용에도 구체적인 통항 재개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란 측이 먼저 통화를 요청했고, 한국이 그 자리에서 선박과 선원의 안전이라는 구체적 요구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향후 통항 재개를 위한 외교적 교섭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이란, 미국 등 관계국과의 접촉을 이어가며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한 통항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정세가 유동적인 만큼, 한국 정부는 역내 당사국들과의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한편 국민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대응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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