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일본의 해군 역할 조직)가 참여하는 한일 수색·구조훈련이 6월 7일 실시된다. 2017년 열 번째 훈련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이 훈련이 9년 만에 재개된다는 점에서, 이번 일정은 단순한 군사 실무를 넘어 양국 국방 협력의 복원 정도를 가늠하는 정치·외교적 신호로 읽힌다.
이번 사안은 2026년 5월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 이른바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더 분명한 의미를 얻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한국 국방부 수장)은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의 양자 회담 모두발언에서 9년 만의 훈련 재개에 “상징적·선언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일정, 장소, 발언 주체가 분명하게 제시된 만큼, 이번 훈련은 한일 관계의 현재 좌표를 보여주는 구체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 이슈가 주목받는 이유는, 수색·구조훈련이라는 형식 자체가 직접적인 대결보다 인명 구조와 해상 안전을 전면에 내세운다는 데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양국 안보 협력에서도 비교적 실용적이고 설명 가능한 분야부터 접점을 회복하는 방식이 선택됐다는 점에서, 이번 재개는 긴장과 협력 사이에서 한국 외교·안보가 어떤 언어를 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단과 재개의 시간표
한일 수색·구조훈련은 1999년 시작됐고, 이후 격년으로 실시돼 왔다. 이 흐름만 놓고 보면 양국 해군 간 정례적 협력 체계의 일부로 자리 잡아온 셈이다. 따라서 재개 자체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무엇이 이 연속성을 끊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훈련이 멈춘 분기점은 2017년 이후다. 소식통이 아니라 기사 본문에 명시된 사실만 보면, 2018년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불거진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게양’ 논란, 그리고 같은 해 발생한 ‘한일 초계기 갈등’이 양국 국방 협력의 사실상 단절로 이어졌다. 즉, 이번 재개는 오래된 협력의 단순 복귀가 아니라, 한 차례 깊게 끊어진 관계를 다시 이어 붙이는 성격이 강하다.
그런 점에서 2026년 6월 7일로 잡힌 이번 훈련은 날짜 하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2017년 마지막 실시 이후 9년 만이라는 시간 간격은, 양국이 실무 협력을 재개하는 데 얼마나 긴 정치적 조정과 신뢰 회복 과정이 필요했는지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외교와 안보의 영역에서는 종종 작은 실무 일정 하나가 관계 전체의 기류를 설명하는 상징이 되는데, 이번 사례가 그렇다.
샹그릴라 대화가 만든 외교 무대
이번 발표의 배경이 된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는 아시아 안보 현안을 다루는 대표적 다자 무대다. 한국과 일본이 이 자리에서 양자 회담을 열고 훈련 재개를 확인한 것은, 이 문제가 단지 두 나라 사이의 실무 조정에 그치지 않고 역내 안보 질서 속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안규백 장관과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싱가포르에서 만났다는 장면 자체도 중요하다. 양국이 국내 정치의 소음이 큰 공간이 아니라, 국제 안보 회의라는 다자 환경에서 협력의 메시지를 내놓았다는 점은 이번 사안을 보다 절제되고 제도적인 언어로 설명하게 만든다. 이는 훈련의 목적을 확대 해석하기보다, 규범적이고 실무적인 협력의 복원으로 위치 짓는 데 유리한 방식이다.
안규백 장관이 언급한 “상징적·선언적 의미”라는 표현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상징적이라는 말은 훈련 재개가 과거 단절을 넘어서는 표시라는 뜻에 가깝고, 선언적이라는 말은 앞으로의 협력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열어두는 행위라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이것이 곧바로 모든 갈등이 해소됐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 단계에서는, 양국이 우선 재개의 사실을 통해 관계 개선의 문법을 확인했다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왜 수색·구조훈련인가
수색·구조훈련은 명칭에서 드러나듯 해상에서의 인명 구조와 대응 능력을 겨냥한다. 기사 본문은 훈련 세부 내용까지 설명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이 훈련이 공격적 군사 행동보다 안전과 구조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한일 안보 관계에서 비교적 재개 명분을 확보하기 쉬운 분야로 해석된다.
이 점은 한국 정부가 국제 사회에 전달하는 메시지와도 연결된다. 안보 협력이 곧바로 군사적 대립을 강화하는 수단이 아니라, 해상 안전과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는 실용 협력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외교적으로 강조해온 예측 가능성과 책임 있는 협력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도 부합하는 선택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수색·구조 분야는 양국이 관계 전반의 민감한 쟁점을 모두 해소하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의 협력을 재개할 수 있는 영역이다. 다시 말해, 이번 훈련은 가장 부담이 큰 의제부터 손대기보다, 필요성과 공공성이 비교적 분명한 분야를 통해 협력의 리듬을 복원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국제 외교에서는 이런 단계적 접근이 흔히 신뢰 회복의 첫 단추로 작동한다.
2018년의 상처를 어떻게 넘어서는가
기사에 적시된 두 사건, 즉 제주 국제관함식 당시의 욱일기 게양 논란과 한일 초계기 갈등은 한일 안보 협력의 취약성을 드러낸 대표적 장면이었다. 군사적 협력은 기술적 문제만으로 움직이지 않고, 역사 인식과 상징, 그리고 상호 존중의 언어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그때 양국 모두 확인했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사실상 단절’이라는 표현이다. 단절은 훈련 취소 한 번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정례 협력의 회로가 멈추고 불신이 쌓이는 과정 전체를 뜻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재개는 단순히 중단된 일정을 다시 올리는 행정적 조치가 아니다. 멈췄던 회로를 다시 연결하는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결과다.
물론 재개가 곧 완전한 정상화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사도 “향후 양국 안보협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전하고 있다. 이 표현은 지금 단계가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과거 갈등의 기억은 여전히 배경에 남아 있고, 이번 훈련은 그 기억을 지운 사건이 아니라 그 기억 위에서 협력의 최소 기반을 다시 세우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1월 합의와 6월 시행 사이
이번 재개는 갑작스럽게 나온 결정이 아니다. 기사에 따르면 양국 국방당국은 국방교류협력 재건을 추진해왔고, 지난 1월 일본에서 열린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일 수색·구조훈련 재개를 합의한 뒤 시점을 조율해왔다. 즉, 6월 7일이라는 날짜는 이미 존재하던 정책적 합의가 실무 조정을 거쳐 실행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를 가진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재건’과 ‘조율’이라는 두 단계다. 재건은 단절 이후 협력 틀을 다시 세우는 정치적 결단을 뜻하고, 조율은 그 결단을 실제 일정과 행동으로 바꾸는 실무 작업을 뜻한다. 외교·안보 협력은 이 두 단계가 분리될 때 자주 흔들리는데, 이번 경우에는 적어도 훈련 재개라는 가시적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서 두 과정이 연결됐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사안의 핵심은 새로운 거대 구상이 발표됐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이미 합의된 협력 의제를 예정된 시점에 실행함으로써, 한일 간 국방 대화가 말의 수준을 넘어 행동의 수준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데 있다. 국제 사회는 종종 화려한 선언보다 이런 이행의 축적을 더 신뢰한다.
한국 외교에 주는 의미
정치 카테고리에서 이번 이슈가 중요한 이유는, 한국의 외교·안보 역량이 국내 논쟁보다 국제 협력의 설계와 복원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일 관계는 역사와 안보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작은 움직임도 큰 해석을 낳는다. 그런 조건 속에서 수색·구조훈련 재개는 갈등의 기억을 지우지 않으면서도 협력의 필요를 관리하는 한국 외교의 현실적 접근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사안은 한국이 역내 파트너십을 다룰 때 어떤 우선순위를 두는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기사에 나온 사실만 놓고 보더라도, 양국은 1월의 합의를 6월의 실행으로 연결했고, 그 과정은 싱가포르의 다자 안보 무대에서 다시 확인됐다. 이는 한국이 양자 관계를 더 넓은 지역 질서와 연결해 관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독자에게 이 뉴스가 흥미로운 이유는 분명하다. 동북아의 두 핵심 국가가 9년간 끊겼던 수색·구조 협력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해상 안전과 지역 안보의 예측 가능성이 어떻게 회복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출처
· 대전세종충남 합계 사전투표율 22.97%…4년 전보다 2.72%p↑(종합) (연합뉴스)
· [사전투표] 대구 투표율 18.65% 전국 최저치…경북 22.42% (연합뉴스)
· 한일, 내달 7일 해군 수색구조훈련 실시…9년 만에 재개(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