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 중국발 황사 영향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 중국발 황사 영향

환경부가 29일 오전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전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내몽골과 신장지역에서 발원한 대규모 황사가 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 것이 원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서울 시내 미세먼지(PM10) 농도는 평균 167㎍/㎥을 기록해 “매우 나쁨” 단계에 진입했다. 초미세먼지(PM2.5) 농도도 89㎍/㎥로 “나쁨” 단계를 크게 웃돌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은 PM10 농도가 200㎍/㎥을 넘어서면서 올해 최악의 미세먼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기 정체로 오염물질 축적

문제는 단순히 황사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중국발 황사에 더해 수도권 지역의 대기 정체 현상으로 인해 국내 발생 오염물질까지 함께 축적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내일까지도 비상저감조치를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환경공단의 실시간 측정 결과, 수도권 주요 측정소 60곳 중 54곳에서 PM10 농도가 150㎍/㎥을 넘어섰다. 특히 김포와 파주, 의정부 등 서북권 지역은 250㎍/㎥을 넘나드는 수치를 보이며 극도로 나쁜 상황이다.

비상저감조치 주요 내용

이번 비상저감조치에 따라 수도권 내 공공기관과 대형사업장은 배출량을 평소보다 30% 이상 줄여야 한다. 또한 5등급 차량의 운행이 제한되며, 공공기관 주차장 운영시간도 단축된다. 건설현장에서는 비산먼지 발생작업이 전면 중단된다.

서울시는 추가로 시내버스와 지하철 운행을 늘리고, 따릉이 등 공공자전거 이용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경기도와 인천시도 각각 대중교통 증편과 마스크 무료 배포 등의 조치를 시행한다.

건강 취약계층 외출 자제 권고

보건당국은 어린이, 노인, 호흡기 질환자 등 건강 취약계층의 외출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수준의 미세먼지 농도는 건강한 성인에게도 호흡기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한다면 반드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의 경우 미세먼지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시내 주요 병원들은 호흡기 응급환자 증가에 대비해 응급실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내일까지 지속 전망

기상청은 이번 미세먼지 현상이 내일(30일) 오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다만 30일 저녁부터 서풍이 강해지면서 점차 농도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중국과의 대기질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내 미세먼지 발생원 관리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며 “시민들께서는 건강 보호를 위해 외출시 마스크 착용과 실내 환기 자제 등 행동요령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비상저감조치는 올해 들어 4번째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회 더 많은 수치다. 환경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 순환 패턴 변화가 미세먼지 발생 빈도 증가의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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