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2025년도 예산안 심사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여야 간 격렬한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총 677조원 규모의 2025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예상보다 일찍 시작된 것이다.
29일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사 준비로 바쁜 국회에서 한병도 위원장이 예결위 일정을 독단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국회 관례와 절차를 완전히 무시한 전례 없는 독단적 조치”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30.5조원 2차 추경 하루 심사 논란
갈등의 발단은 한 위원장이 30.5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종합정책질의를 단 하루만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국민의힘 측은 “4월 1차 추경 12.2조원도 이틀간 정책질의를 했는데, 그 두 배가 넘는 2차 추경을 하루만에 처리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번 조치가 이재명 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경호 간사는 “이재명 대표가 겉으로는 대화와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당 내부적으로는 추경예산을 무조건 통과시키라고 지시하고 있다”며 “이는 입법독재를 넘어 예산독재를 획책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예산 심사 일정 강행 방침
한병도 위원장은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기존 일정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국정감사 일정과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을 고려할 때 효율적인 일정 운영이 필요하다”며 “야당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예결위는 10월 31일부터 본격적인 2025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677조원 규모의 예산안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규모로, 복지 예산 확대와 경제 회복 지원이 주요 내용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갈등이 11월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야당은 정부의 예산안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으며, 여당은 적기 처리를 위한 신속한 심사를 주장하고 있어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한병도 위원장은 6월 27일 예결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 야당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의 독선적 위원회 운영이 국회의 민주적 절차를 훼손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