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2025-2026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9월 22일부터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접종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기존 4가 백신에서 3가 백신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변화가 이뤄진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 B형 야마가타 바이러스가 장기간 미검출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됐다. 3가 백신은 기존 4가 백신에서 B형 야마가타 계열을 제외한 A형 H1N1, A형 H3N2, B형 빅토리아 계열 바이러스를 포함한다.
단계별 접종 일정과 대상자
2025-2026절기 국가예방접종은 연령대별로 순차 진행된다. 9월 22일 2회 접종이 필요한 어린이를 시작으로, 9월 29일에는 1회 접종 대상 어린이와 임신부가 접종을 받는다. 65세 이상 어르신의 경우 10월 15일 75세 이상부터 시작해, 10월 22일 65-74세까지 확대 실시될 예정이다.
무료 접종 대상은 감염 시 중증화 위험이 큰 6개월~13세 어린이(2012년 1월 1일~2025년 8월 31일 출생), 임신부, 65세 이상 노년층(1960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이다. 특히 생후 6개월 이상 만 9세 미만 어린이가 독감 백신을 처음 접종하는 경우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이 권장된다.
3가 백신 전환의 의학적 근거와 효과
WHO가 3가 백신 전환을 권고한 배경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B형 야마가타 계열 바이러스는 2020년 3월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검출되지 않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약물적 중재(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진들은 3가 백신으로의 전환이 백신 효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오히려 불필요한 항원을 제거함으로써 백신의 면역 반응을 더욱 집중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여전히 70-90%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중증 질환과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예방접종 후 약 2주가 지나면 방어 항체가 형성되며, 면역력은 평균 6개월 정도 유지된다. 인플루엔자가 주로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10월부터 11월 사이에 접종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민간 의료기관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KH한국건강관리협회는 9월 1일부터 독감 예방접종을 시작했으며, 2022년 9월 1일 이전 출생한 만 3세 이상 소아와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전국 보건소와 위탁의료기관에서는 국가예방접종 시작과 함께 본격적인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3가 백신으로의 전환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결정으로, 국민들의 건강 보호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적기 접종을 통해 인플루엔자 유행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