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과 함께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총 3조 2,244억원 규모의 창업지원사업을 추진하며, 특히 딥테크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해 혁신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9월 1일 발표된 예비유니콘 기업 선정 결과에 따르면, 트래블월렛, 라이너, 팀스파르타 등 15개사가 새롭게 예비유니콘에 등극했다. 이들 기업은 글로벌유니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대 200억원 이내의 특별보증과 해외투자매칭 지원 혜택을 받게 된다. 올해 선정 과정에서는 79개사가 지원해 5.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 한국 스타트업의 성장 잠재력과 투자 유치 의지를 보여줬다.
정부 지원 규모 사상 최대치 경신
2025년 정부의 창업지원사업은 규모와 범위 면에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융자 1조 5,552억원(12개 사업), 사업화 7,666억원(169개 사업), 기술개발 6,292억원(8개 사업), 시설·공간·보육 1,501억원(123개 사업), 글로벌진출 1,233억원(21개 사업) 등 총 333개 사업이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올해 추경을 통해 AI, 바이오헬스, 미래모빌리티, 로봇, 친환경에너지 등 핵심 기술 분야의 창업기업들에게 최대 2억원까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이는 정부의 디지털 대전환 정책과 연계하여 딥테크 분야에 대한 지원을 전년 대비 대폭 확대한 결과다.
예비창업패키지의 경우 사업자등록이나 법인 설립을 하지 않은 예비창업자도 창업 아이디어만으로 신청할 수 있어 창업 진입 장벽을 크게 낮췄다. 초기창업패키지는 평균 7천만원,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하며 제품화에서 시장진입까지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한다.
투자 시장 현실과 과제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투자 혹한기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다. 더브이씨 집계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한국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24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으며, 투자 금액도 1조 2,363억원으로 4% 줄어들었다. 특히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스타트업의 폐업 건수가 2022년 101건에서 2023년 125건, 2024년 191건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정부와 민간이 협력한 다양한 투자 매칭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는 ‘2025 스타트업 코리아 투자위크’가 9월 15~18일 대전에서 개최되며, 100만 달러 규모의 ‘스타트업 월드컵 2025’ 한국대표 선발전도 9월 25일 서울에서 열린다.
지역 단위에서도 엔젤투자허브 사업이 본격 시행되어 대경권을 비롯한 각 지역의 초기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9월 17일 영남대학교에서 개최된 ‘대경권 엔젤투자 설명회’는 지역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투자 환경 변화를 단순한 침체가 아닌 구조적 전환기로 해석하고 있다. 기존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과 민간의 전문성이 결합된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딥테크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집중 투자는 한국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Startup 포털을 통한 통합 정보 제공과 온라인 창업교육, 법인설립 서비스 등 창업 인프라의 디지털화도 동시에 추진되어 창업 생태계의 효율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2025년 하반기에는 이러한 정책적 노력들이 실질적인 투자 회복과 스타트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