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00원대 안정, 외환시장 변동성 감소
9월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305.20원으로 마감하며 1,300원대 초반에서 안정세를 유지했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2.30원 하락한 수치로, 최근 일주일간 환율이 1,300~1,310원 범위에서 좁은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환 당국의 시장 안정화 노력과 달러 약세가 맞물려 환율 변동성이 크게 감소했다.
환율 안정의 주요 요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이다.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20% 미만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달러 인덱스는 104선으로 하락했고,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도 환율 안정에 기여했다. 외환보유액은 8월 말 기준 4,182억 달러로 전월 대비 15억 달러 증가했으며, 이는 외환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버퍼 역할을 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경우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기업 환헤지 전략 조정, 수입 기업은 관망세
환율 안정세가 지속되면서 기업들의 환위험 관리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수출 기업들은 환율이 더 하락하기 전에 선물환 매도를 늘리고 있으며, 일부 대기업은 1,280~1,290원 수준까지 헤지 비율을 높였다. 반면 수입 기업들은 추가 환율 하락을 기대하며 달러 매입을 미루는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250~1,35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지속, 외국인 증시 자금 유입 등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나, 중국 경제 둔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남아있다.
정부는 환율 안정세를 활용해 원자재 수입 비용 절감과 물가 안정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 하락이 수입물가 안정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물가 상승압력을 완화시킬 것”이라며 “다만 급격한 환율 변동은 경제에 부담이 되므로 안정적인 관리를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외환 전문가들은 “글로벌 달러 약세 사이클이 시작됐다”며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한 만큼 원화 가치는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연말 미국의 경제지표와 Fed의 통화정책 방향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