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형사재판이 멈춘 근거인 헌법 제84조를 두고 10월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맞붙었다. 다음 날인 16일 서울 지역 법원 국감에서도 같은 조항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조문과 공소시효 판례
헌법 제84조는 현직 대통령에게 형사상 소추를 면제하되 예외를 둔 조항이다. 조문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이다. 내란죄와 외환죄는 이 특권이 미치지 않는 범죄다.
위키백과는 94헌마246 사건을 인용한 판단을 소개한다. 이 판단에 따르면 제84조가 적용되는 범죄는 대통령 임기 동안 공소시효가 멈추고, 퇴임하면 다시 흐른다.
쟁점은 조문에 적힌 ‘소추’가 어디까지를 뜻하느냐다. 공소를 새로 제기하는 것만 막는지, 이미 시작된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는 것까지 막는지를 놓고 해석이 갈린다. 함께 검색되는 말에도 ‘헌법 84조 해석’, ‘헌법 84조 2항’, ‘형사소추’ 등이 올라 있다.
법제처장, 소추에 공소 유지 포함 주장
조원철 법제처장은 15일 국감에서 재판부들의 판단이 헌법에 근거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헌법 제84조 대통령 불소추 권한에 따라 법원이 대통령에 대한 재판 진행을 현재 하지 않고 있는데, 이런 판단이 맞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조 처장은 “동의한다”고 했다. ‘이런 재판부의 판단을 바꿀 수 있는 기관이 있는가’라는 이어진 질문에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해석의 근거를 묻는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에게 조 처장은 “이 대통령의 사건이 계류돼 있는 모든 재판부에서 헌법 제84조의 ‘소추’에는 기소 뿐 아니라 공소 유지도 포함된다고 봐서 재판을 다 중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246조도 끌어왔다. “형사소송법 246조에서도 국가소추주의라고 해서 ‘공소는 검사가 제기해 수행한다’고 규정한다”면서 “‘소추’의 의미를 ‘공소 제기 및 수행’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의 질의 시간이 끝난 뒤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이 답변을 다시 확인하자 조 처장은 “‘소추’라는 것이 인터넷 찾아보시면, 위키라든가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의 동의하에 올라와 있다”고 했다. 이어 “‘소추’에 기소만 해당되고 공소 유지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면 헌법 84조에 규정을 둔 취지 자체가 몰각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당, 다수 견해 근거 요구
김태규 의원은 공소 유지까지 소추로 보는 해석이 압도적 다수 견해라는 조 처장의 설명을 문제 삼았다. 그는 헌법학계 전체 654명 가운데 몇 명이 그렇게 말했는지 물었다. 김 의원은 “저 많은 헌법학자들 중에 누가 그 얘기를 했나. 몇 명이 그 얘기를 했나. 절대적인 다수면 몇 퍼센트가 그 얘기를 했나”라며 “도대체 뭘 한다고 함부로 다수다, 압도적이다 하는가”라고 질타했다. 또 “대한민국 헌법학회 회원들 명단 다 드릴테니 그 중 (헌법 제84조의) ‘소추’가 (진행중인) 재판까지 포함한다는 사람들 명단 정리해서 저한테 달라”고 요구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도 조 처장을 겨냥했다. 그는 “법제처장이 대통령 사설 변호인인가”라며 “대통령이 얘기했다고 그대로 따라간다면 법제처장 그만두고 대통령 퇴임 후 재판받아야 하니까 대통령 변호인 하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60명은 법원이 이 대통령 재판을 곧바로 다시 열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재판이 15개월째 멈췄다고 지적하며, 제84조를 해석하면 대통령 재판은 계속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 조항이 금지하는 것은 형사상 공소 제기이고, 기소돼 이미 진행되던 재판은 그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 국감의 재제청·사법행정 공방
15일 법제처 국감의 또 다른 축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와 사법행정위원회 설치였다. 김태규 의원이 재제청을 요구할 법적 근거가 헌법에 있느냐고 묻자 조 처장은 “논리적으로 해석상 당연히 도출되는 결론”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거는 법제처장의 독단적인 해석인 것 같다”고 반박했고, 이 과정에서 “헌법을 잘 몰라서 그러시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조 처장은 제청이 일종의 추천·제안이라며 “제청에 대통령이 귀속되서 제청된 후보자를 반드시 임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박형수 의원은 “대통령이 마음에 드는 사람을 제청할 때까지 계속 반려하면 제청권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했고, 윤상현 의원은 “재제청 요구는 대통령이 국회의 임명동의 권한을 막아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16일 법원 국감과 영상 확산
16일 법사위의 서울 지역 법원 국감에서도 제84조로 이 대통령 재판 중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지를 놓고 여야가 부딪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리 법에 ‘재판 중지’라는 정식 제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울고법이 대법원에서 돌려보낸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기일 ‘추후 지정’으로 멈춘 것을 두고 직무유기이거나 소송 지휘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쪽은 소추에 재판도 포함된다는 헌법적 판단이라는 입장을 냈다.
15일 국감 장면은 영상으로도 퍼졌다. 김태규 의원과 조 처장의 공방을 담아 같은 날 올라온 영상의 조회수는 10월 16일 기준 중앙일보 채널 138,666회, 채널A 채널 96,262회, 서울신문 채널 51,384회, TV조선 채널 8,500회였다. 10월 10일 우파원파 채널에 올라온 헌법 84조 논란과 재판 재개 촉구 영상도 17,326회 재생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