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750만 원. 지난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부산모빌리티쇼 프레스데이, BYD코리아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 ‘씨라이언6 DM-i’를 무대에 올리며 공개한 숫자다. 사전계약도 같은 날 문을 열었다. 고객 인도까지 남은 절차는 하나다. 국내 판매를 위한 정부 3개 부처 인증은 이미 끝났고,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만 마무리되면 된다.
엔진은 거들 뿐, 전기모터가 주행을 맡는다
국산 하이브리드 대다수는 엔진이 주축이고 모터가 이를 보조한다. 씨라이언6 DM-i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DM-i는 이 구도를 뒤집었다. 전기모터가 주행을 맡고 엔진은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힘을 보태는 역할에 머문다. 조인철 BYD코리아 승용 부문 대표는 “평일 출퇴근길에는 전기차처럼 충전해서 경제적으로 타고, 주말 장거리 여행 시에는 주유만으로 충전 스트레스 없이 내연기관차처럼 멀리 가는 것”이라고 이 구조를 풀이했다.
수치로 보면 도심 주행의 81%가량을 엔진 없이 전기모터만으로 소화하고, 전기 모드로만 달리는 거리는 복합 기준 70킬로미터다. 배터리는 안전성이 검증된 리튬인산철(LFP) 소재의 블레이드 배터리이며, 외부 기기에 전력을 나눠주는 3.3킬로와트 V2L과 18킬로와트급 DC 급속충전을 함께 지원한다. 구동 모터 효율 97.5%, 엔진 효율 40.12%라는 숫자도 함께 제시됐다.
편의·안전 사양은 옵션 없이 전부 기본
화면은 15.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회전까지 가능하고, 계기판은 12.3인치 디지털 방식이다. 차선 이탈 조향 보조와 다이내믹 크루즈 컨트롤 같은 운전자 보조 기능들이 트림에 관계없이 전 모델에 들어간다. 차체는 유로앤캡(EURO NCAP) 안전도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받았다.
투싼·스포티지보다 높고 쏘렌토보다 낮은 가격
가격표만 놓고 보면 씨라이언6 DM-i는 애매한 자리에 앉았다.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모던 3천270만 원, 프리미엄 3천514만 원)와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프레스티지 기준 3천346만 원부터)보다는 비싸지만, 3천896만 원부터인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2WD 프레스티지보다는 싸다. 준중형과 중형 하이브리드 SUV 사이, 국산차가 비워둔 틈을 정확히 겨눈 셈이다.
4월엔 4위, 5월엔 7위로…그래도 누적은 7023대
등록 실적은 오르내림이 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로 BYD는 4월 2023대를 등록해 수입 브랜드 4위였지만, 5월에는 1032대로 줄어 7위까지 내려갔다. 그런데도 1~5월 누적으로는 7023대, 점유율 4.8%를 기록했다. 5월 한 달만 놓고 보면 수입차 신규 등록 중 전기차가 48.6%, 하이브리드가 40.4%로 두 계열을 더해 89%에 이르렀다는 점도 이번 PHEV 투입의 배경으로 읽힌다. 전기차만으로는 성장세를 계속 끌고 가기 어려워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서비스망과 신뢰가 관건
“지난해 승용 브랜드 출범 이후 현재 한국 도로 위에는 이미 1만5000대가 넘는 BYD 차량이 달리고 있다.” 류쉐량 BYD 그룹 부총재 겸 아시아태평양 자동차영업사업부 총경리가 밝힌 숫자다. 전시장 34곳과 서비스센터 20곳을 이미 운영 중이며, BYD코리아는 이 판매·서비스망을 계속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 나오는 평가는 신중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3000만원대 하이브리드 SUV라는 파격적인 카드는 하이브리드 독점 구조로 가격 상승세가 가팔랐던 국내 완성차 업계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패밀리카 수요층을 중심으로 상당한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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