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우파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PL) 후보가 47.03%를 얻어 1위에 올랐다. 과반에는 못 미쳐 25일 룰라 대통령과 결선을 치른다.
개표 결과와 결선 일정
개표율 99.99% 기준으로 노동자당(PT) 소속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의 득표율은 45.16%였다. 두 사람 모두 50%를 넘기지 못해 3주 뒤 맞대결이 다시 벌어진다. 브라질 선거법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2명이 결선을 치르도록 정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13명이 출마했다. 그러나 두 후보 외에는 득표율 3% 이상을 기록한 사람이 없었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는 룰라 대통령의 1위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왔다.
지역별 판세와 개표 흐름
보우소나루 후보는 개표 시작부터 선두를 지켰다. 그의 지지 기반인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 같은 도시 지역의 표가 먼저 집계됐기 때문이다. 도시 유권자는 주로 보우소나루 후보를, 농어촌 유권자는 룰라 대통령을 지지했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우세는 개표 중후반에도 이어졌다. 자유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남동부와 함께 중부, 북서부 대부분에서도 룰라 대통령보다 많은 표를 얻었다. 룰라 대통령의 텃밭인 북동부를 뺀 대다수 지역에서 보우소나루 후보가 앞서면서 한때 두 후보의 차이는 10%포인트까지 커졌다. 룰라 대통령은 북서부를 되찾으며 끝까지 따라붙었지만 한 번도 선두에 서지 못했다.
선거 쟁점과 결과 분석
보우소나루 후보는 생활비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내세웠다. 긴축과 재정 건전성 회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 개선도 공약했다. 룰라 대통령의 고전은 고물가와 가계부채 증가, 재정 적자 확대, 치안 불안 등 쌓인 경제·사회 문제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우호적 분위기가 보수층 결집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왔다.
룰라 대통령이 다시 집권한 뒤 브라질의 불평등과 실업률은 낮아졌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높은 생활비와 가계부채, 길거리 범죄·조직범죄 확산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예상을 뒤집은 보우소나루 후보의 1위를 두고, 후보 본인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룰라 대통령에 반대하는 유권자들의 ‘항의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우소나루 후보의 아버지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다. 그는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진 뒤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룰라 후보는 1.8%포인트 차로 이겼고, 이는 브라질 선거 역사상 가장 적은 표 차였다.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의 정치 경력은 법대생 시절 시작됐다. 21세에 리우데자네이루주 의원에 당선돼 16년 동안 주의회에서 활동했고, 2018년 상원의원이 됐다. 상원에서 7년간 법안 62개를 냈지만 정식 법률이 된 것은 한 건도 없었다.
결선 전망
결선을 앞두고 좌·우 양극화는 지난 대선 때보다 더 깊어졌다. 결선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표 차가 1%포인트에 못 미치는 접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투표 직전 다타폴랴 조사에서는 룰라 대통령 47%, 보우소나루 후보 46%로 나왔고, 콰에스트 조사에서는 보우소나루 후보 44%, 룰라 대통령 42%로 순위가 반대였다.
결선은 1차 득표를 합산하지 않고 두 후보만 놓고 새로 투표하는 방식이다. 1차 투표에서 다른 후보들을 찍은 유권자는 약 8%였는데, 이 후보들의 득표율은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이 유권자 가운데 상당수가 우파 성향 후보를 지지한 만큼 결선에서는 보우소나루 후보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룰라 대통령이 판세를 뒤집으려면 투표를 포기했거나 무효표를 낸 수백만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이날 브라질 유권자의 약 20%는 투표하지 않았다.
브라질 정치학자 헤수스 마제이는 “극도의 접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도층이 사실상 좌·우 양측 세력에 완전히 흡수되었기 때문에 최종 승부는 종이 한 장 차이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