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로 찾아가는 진로 탐색, 울산에서 6년째 이어진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울산광역시의 교육 행정을 담당하는 울산시교육청은 7월 10일 고등학생의 진로 선택을 돕기 위한 ‘학교로 찾아가는 명사 초청 진로 특강’을 오는 12월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학교가 정해진 외부 행사장을 방문하는 방식이 아니라, 희망 일정에 맞춰 강사가 직접 학교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2021년 시작돼 올해로 6년째를 맞는다. 단발성 강연 한 번으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여러 해 동안 학교 현장과 접점을 이어왔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학생에게는 익숙한 교실에서 진로 정보를 만날 기회가 되고, 학교에는 이동과 별도 행사 운영에 따르는 부담을 덜 수 있는 구조다.
이번 특강의 핵심은 특정 직업 하나를 정답처럼 제시하는 데 있지 않다. 미래 인재, 음악, 기술, 기업가정신, 인공지능처럼 서로 다른 영역을 진로라는 공통 질문 안에 배치했다. 빠르게 변하는 직업 환경에서 학생이 자신의 관심과 역량을 구체적인 선택으로 연결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강사가 학교 일정에 맞추는 방문형 프로그램
프로그램은 학교가 희망하는 일정에 맞춰 강사가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학생이 학교 밖 기관이나 대형 강연장으로 이동하는 대신 강연자가 학생이 있는 곳으로 찾아온다. ‘찾아가는 특강’이라는 명칭은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프로그램의 운영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 방식의 장점은 학교별 상황을 고려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모든 학교가 같은 시간표와 교육 일정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희망 일정을 중심으로 강연을 연결하는 구조는 학교 현장의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으로 평가된다. 학생 입장에서도 평소 수업이 이뤄지는 공간에서 새로운 분야의 전문가를 만날 수 있다.
진로교육에서 접근성은 내용만큼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좋은 강연이라도 이동과 일정 조정이 어렵다면 참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 울산시교육청의 프로그램은 강연자를 학교 안으로 연결함으로써 진로 탐색을 특별한 외부 체험이 아니라 학교생활 안에서 접할 수 있는 경험으로 바꾸려는 시도라고 분석된다.
연구자와 현장 대표가 함께 전하는 네 가지 시선
강사진에는 미래교육연구소 오기영 대표, 해브썸뮤직 안지연 대표, 울산대학교 정보통신기술융합학부 김대환 교수, 울산과학대학교 반도체응용과 김성훈 교수가 참여한다. 교육 연구, 음악, 정보통신기술, 반도체 응용이라는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강사들이 한 프로그램 안에 구성됐다.
강사진의 구성이 다양한 것은 학생에게 진로를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대학의 학문 분야만 소개하거나 산업 현장의 경험만 전달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교육 연구자와 음악 분야 대표, 대학 교수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미래와 직업을 이야기하는 형태다.
이는 진로가 하나의 기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구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어떤 학생에게는 기술 변화가 중요한 질문일 수 있고, 다른 학생에게는 음악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는 과정이 더 직접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이처럼 서로 다른 관심사를 한 방향으로 통일하기보다 여러 탐색 경로를 제시한다.
‘상상이 직업이 되는 세상’이 던지는 질문
오기영 미래교육연구소 대표의 강의 주제는 ‘상상이 직업이 되는 세상, 미래 인재의 조건’이다. 이 제목은 학생이 현재 익숙한 직업 목록만 살펴보는 데서 벗어나, 미래 사회에서 자신의 아이디어와 역량을 어떻게 연결할지 생각하도록 이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직업’과 함께 ‘미래 인재의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특정 직업의 업무나 진입 경로를 설명하는 것뿐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서 어떤 태도와 능력을 준비할 것인가를 묻는 강연으로 구성될 가능성을 제목에서 읽을 수 있다. 다만 세부 강의 내용은 이번 발표에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진로를 설계하는 고등학생에게 상상은 막연한 희망과 같은 의미에만 머물지 않는다. 관심 있는 분야를 발견하고, 그 관심을 학업과 경험에 연결하며, 자신이 원하는 역할을 구체화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번 강의는 직업 선택을 이미 존재하는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과정이 아니라 스스로 미래를 그리는 과정으로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음악으로 직업보다 먼저 ‘나’를 듣는다
안지연 해브썸뮤직 대표는 ‘음악을 듣다, 나를 듣다’를 주제로 강연한다. 다른 강의들이 미래, 기술, 기업가정신과 같은 표현을 전면에 내세운 것과 달리, 이 강의는 음악을 매개로 학생 자신을 이해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춘 제목을 선택했다.
진로 탐색은 어떤 직업이 성장할 것인지 살피는 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자신이 무엇에 관심을 느끼고 어떤 활동에서 의미를 발견하는지 돌아보는 과정도 필요하다. ‘나를 듣다’라는 표현은 외부의 직업 정보와 함께 학생 자신의 감정과 관심을 살펴보도록 유도하는 접근으로 분석된다.
음악 분야를 다루는 강연이 기술 분야 강연들과 함께 편성된 점도 프로그램의 폭을 보여준다. 울산시교육청이 제시한 강의 구성은 미래 진로를 기술 직군에만 한정하지 않고 문화적 감수성과 자기 이해까지 포괄한다. 학생은 서로 다른 강연을 통해 직업 세계의 변화와 개인의 관심을 함께 생각할 수 있다.
기술과 기업가정신을 하나의 진로 언어로
김대환 울산대학교 정보통신기술융합학부 교수의 강의 주제는 ‘기술이 기회다, 기업가정신으로 미래를 설계하다’이다. 기술 자체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을 새로운 기회와 연결하고 미래를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관점을 제시하는 제목이다.
기업가정신이라는 표현은 반드시 회사를 설립하는 선택만을 가리키는 것으로 한정해 읽을 필요는 없다. 이번 강의 제목의 맥락에서는 기술 변화 속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살피며, 자신의 진로를 주도적으로 구상하는 태도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강의 내용은 실제 학교별 특강 과정에서 전달될 예정이다.
고등학생에게 기술은 전공 선택이나 취업 분야를 결정하는 요소인 동시에 사회 변화를 이해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 이 강의가 미래 설계를 함께 강조한 것은 학생이 기술을 외부의 거대한 변화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선택과 연결된 기회로 바라보도록 하려는 구성으로 평가된다.
인공지능 시대의 불안을 진로 질문으로 바꾼다
김성훈 울산과학대학교 반도체응용과 교수는 ‘인공지능은 내 직업을 빼앗을까, 기술 시대 생존 전략’을 주제로 강연한다. 인공지능이 직업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학생들의 직접적인 불안을 질문의 형태로 제시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목은 인공지능을 무조건적인 기회로 낙관하거나 일자리의 위협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내 직업을 빼앗을까’라는 질문을 먼저 던지고, 이어서 기술 시대에 어떤 전략을 세울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불확실성을 회피하기보다 진로교육 안에서 다루겠다는 접근으로 분석된다.
김 교수의 소속이 반도체응용과라는 점도 기술 변화에 대한 강연의 현장성을 높이는 요소다. 다만 이번 발표에는 인공지능이나 반도체 관련 별도 통계, 직업 전망 수치, 구체적인 산업 예측이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는 특정 직업의 흥망을 미리 단정하는 데 있지 않고, 학생이 기술 변화에 대응할 질문을 갖도록 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지역 대학과 현장 전문가를 잇는 진로교육
이번 강사진에는 울산대학교와 울산과학대학교 소속 교수가 포함됐다. 지역의 고등학생이 자신이 생활하는 도시의 대학과 전문가를 학교 안에서 만나는 구조다. 학생에게 진로교육이 멀리 떨어진 정보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 접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험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미래교육연구소와 음악 분야 기업 대표의 참여는 대학 중심의 정보에 다른 관점을 더한다. 연구와 교육, 문화, 기술을 함께 배치해 학생이 하나의 진로 경로만 보지 않도록 구성했다. 이러한 조합은 진로 선택을 전공이나 직업명에만 묶지 않고 관심 분야와 필요한 태도까지 함께 살피게 하는 장치로 평가된다.
학교별 희망 일정에 따라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학생들이 만나는 강연의 시기와 분위기는 학교마다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강사가 학교로 찾아가고, 서로 다른 전문 영역을 제시한다는 기본 틀은 같다. 지역 교육기관이 학교와 외부 전문가 사이의 연결 역할을 맡는 방식이다.
12월까지 이어질 특강이 남길 과제
울산시교육청은 이번 특강이 고등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향도 밝혔다. 12월까지 이어지는 운영 과정에서 학생의 관심을 실제 진로 설계로 연결하는 일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연은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수 있지만, 학생의 진로가 한 번의 만남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번 사업의 가치는 학생에게 정답을 전달하는 데 있기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질문을 발견하게 하는 데 있다고 분석된다. 상상, 자기 이해, 기술, 기업가정신,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는 각각 다른 방식으로 그 질문의 출발점을 제공한다.
2021년부터 6년째 계속된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은 찾아가는 진로교육이 울산 학교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운영돼 왔음을 보여준다. 올해 강연 역시 학생에게 직업 정보를 나열하기보다 변화하는 사회와 자신의 관심을 함께 바라보게 하는 방향을 택했다. 세계 독자에게도 이 소식이 흥미로운 이유는 한국의 한 지역 교육청이 인공지능 시대의 불안부터 음악을 통한 자기 이해까지, 미래 세대의 진로 고민을 교실 안에서 폭넓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 울산교육청, 학교로 찾아가는 '명사 진로 특강' 운영 (연합뉴스)
· [동정] 권순기 경남교육감,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참석 (연합뉴스)
· 연수 중 동료의원 성추행…전 부천시의원 항소심도 벌금 700만원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