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몽골이 9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원칙적 타결에 이르면서 양국이 교역·투자 확대 등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CEPA 원칙적 타결을 선언하면서다.
상품 시장개방과 원산지 기준에 합의해 사실상 협상이 끝났다
산업통상부는 양국이 상품 시장개방과 원산지 기준 등 협정의 주요 내용에 대해 합의를 마쳐 사실상 협상이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기술적 사항에 대한 논의는 실무 협의를 통해 마무리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3대 성과로 핵심광물과 유통, 산업투자를 꼽았다
산업부가 꼽은 이번 CEPA의 성과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가속화, 유통협력 강화 및 K-소비재 진출, 산업·투자 협력 다변화 세 가지다.
구리와 몰리브덴, 희토류 수입관세 2∼5%를 즉시 철폐한다
몽골은 구리·몰리브덴·희토류 등을 보유한 자원 부국이다. 한국이 이들 광물에 부과하던 2∼5%의 수입관세를 즉시 철폐하면서 우리 기업이 핵심 원자재를 경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희소금속협력센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한다
양국은 경제협력 분야에서 에너지·광물 분야 협력의 근거도 명문화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몽골 내 희소금속협력센터를 비롯해 그간 추진해 온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화장품 관세는 즉시, 라면과 조미김은 5년 내 철폐된다
몽골에는 이미 한국 편의점과 마트 등 유통기업이 폭넓게 진출해 있다. 여기에 K-소비재 관세도 철폐돼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몽골 소비자의 접근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관세가 곧바로 사라지는 품목은 화장품이고, 라면과 조미김에 붙던 관세는 5년 안에 없어진다.
자유화율은 한국 96.3%, 몽골 94.4%다
품목 수와 수입액을 기준으로 양국이 상품 시장에서 개방한 비율은 모두 90%를 넘는다. 자유화율은 한국이 품목 수 96.3%, 수입액 94.5%이고 몽골은 품목 수 94.4%, 수입액 90.9%다.
인프라와 금융, 의료 산업협력도 협정에 명문화했다
협정에는 상품 교역을 넘어 인프라 건설과 금융, 의료 등 여러 분야의 산업협력도 명문화됐다. 화물차와 건설중장비 등 인프라 관련 품목의 관세가 철폐되며 자동차 부품, 중고차, 의약품 관세도 즉시 또는 단기적으로 철폐된다.
몽골이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맺는 양자 자유무역협정이다
몽골로서는 2016년 발효된 일본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에 이어 두 번째로 맺는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이다.
1년 7개월 중단됐던 협상이 정상회담 하루 전 타결됐다
협상은 산업부와 몽골 경제개발부 사이에서 2023년 12월 시작됐다. 시장개방 수준을 둘러싼 몽골 측 우려로 약 1년 7개월간 논의가 멈췄다가 지난달 재개됐다. 여전히 이견을 보이던 양측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엥흐바야르 자담바 몽골 경제개발부 장관이 세 차례에 걸쳐 직접 상품 양허 협상에 나서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유통물류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정례협의체를 신설한다
이날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산업부와 몽골 식량농업경공업부가 ‘유통물류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국장급 정례협의체인 유통물류 정책회의를 신설해 상품 공동개발과 유통물류 인프라 구축, 인력 교류 등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현지 진출기업 지원방안을 논의한다.
이 대통령은 핵심 광물 공급망 파트너로 힘을 합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열린 한몽 비즈니스 포럼 축사에서 “양국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확실한 강점을 갖춰 협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 광물 공급망 분야의 든든한 파트너로 힘을 합치자”며 “구리, 몰리브덴, 텅스텐, 희토류 등 풍부한 핵심 광물을 보유한 자원 부국 몽골과 기술과 자본, 물류가 발달한 대한민국이 협력한다면 공급망 분야에서 확실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몽탄이라는 상생 모델의 확산을 제언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선 울란바타르가 한국의 동탄 신도시와 몽골의 합성어인 ‘몽탄’이라 불린다. 한국 편의점·마트를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서울 동대문에도 한국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몽골 타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몽골 국민 10명 중 1명이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고 하니 양국 국민이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파트너가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몽탄’ 같은 상생 모델을 더욱 확산시켜 나가자”며 “상호 호혜적 협력 모델로, 한국 유통기업이 기술과 경험을 제공하고 몽골기업은 직접투자를 통해 사업을 운영하며 경험을 쌓아간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 포럼에서 21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산업부와 대한상공회의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울란바타르 호텔에서 양국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몽골 비즈니스 포럼을 열었다. 포럼을 계기로 핵심광물·에너지, 소비재·유통, 디지털·AI 분야 등에서 21건의 MOU가 체결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몽골국립지질조사소와 광물·에너지 분야 연구팀을 구성하기로 했고, 남양유업은 몽골 막시무스 유통과 향후 3년간 약 100억원 규모의 대몽골 수출에 협력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칭기즈칸 국부펀드와 핵심광물 공동 탐사에 나서고, 카카오뱅크는 MCS홀딩스와 디지털 금융 협력을 추진한다.
수출상담회에서 약 700만 달러 규모 계약이 이뤄졌다
부대행사인 수출상담회에는 우리 기업 20여개사와 몽골 기업 60여개사가 참여했고, 약 700만달러 규모의 계약과 MOU가 맺어졌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유통·소비재 분야와 핵심광물 공급망을 중심으로 양국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구자은 회장은 미래성장 분야로 외연을 넓힐 때라고 말했다
경제사절단장인 구자은 LS 회장은 환영사에서 “한-몽골 경제협력은 광물자원 개발과 유통·소비재 시장을 중심으로 발전돼 왔다”며 “이제는 기존 협력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성장 분야로 협력의 외연을 넓혀갈 때”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와 몽골상의는 2016년 체결한 국제통상·유통물류 MOU를 바탕으로 협력을 발전시키는 새로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대한상의는 양국 협력이 단순한 교류를 넘어 몽골의 산업 고도화와 한국 기업의 새로운 기회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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