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12억·14억원 사이, 비거주 1주택 공제 재검토
25일 현재 세제 당국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정부안인 공시가격 9억원보다 높일지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토대로 현행 12억원을 유지하거나 실거주 1주택자와 같은 14억원까지 올리는 방안이 함께 거론된다. 정부와 여당이 여론을 반영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이번 검토는 서울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뿐 아니라 매물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동산 시장 변수로 떠올랐다.
논의의 중심에는 한 채를 보유했지만 그 집에 실제 거주하지 않는 소유자를 어떤 기준으로 다룰 것인가라는 질문이 놓여 있다. 정부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설정해 실거주자와 차이를 두는 방향이다. 반면 현행 수준인 12억원으로 되돌리거나 실거주자와 동일한 14억원을 적용하는 선택지도 검토 대상이다. 세 금액의 차이는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주택 보유와 실제 거주를 세제에서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할지를 보여주는 기준으로 해석된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지점은 12억원 절충 가능성이다. 정부와 청와대가 그동안 ‘실거주 원칙’을 강조해온 만큼 비거주자 공제를 곧바로 14억원까지 높이면 거주 여부에 따른 차이가 사라진다. 반대로 9억원을 그대로 적용하면 현행 12억원보다 공제 수준이 낮아진다. 이에 정부안보다는 높이되 실거주자와는 구분하는 12억원이 두 원칙 사이의 중간선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다만 이는 아직 확정안이 아니라 검토 과정에서 거론되는 선택지다.
세금 기준 넘어 주거 원칙을 설계하는 문제
이번 쟁점은 종합부동산세의 기본공제 금액만 따로 떼어 보기 어렵다.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어느 수준까지 기본공제를 인정할지는 같은 1주택자 안에서도 실거주자와 비거주자의 부담을 어떻게 나눌지를 결정한다. 한 채를 소유했다는 형식적 조건을 우선할지, 해당 주택을 생활 기반으로 사용한다는 실질적 조건을 더 강조할지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기본공제는 과세 기준을 정하는 장치인 동시에 정부가 선호하는 주택 보유 형태를 드러내는 신호로도 평가된다.
9억원안은 실거주 원칙을 상대적으로 선명하게 보여주지만, 현행 공제 수준에서 변화하는 만큼 시장의 관심도 크다. 14억원안은 실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주택자라는 공통점을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에 가깝다. 12억원안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실거주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 14억원과 차이를 남긴다는 점에서 절충적 성격을 갖는다. 결국 세제 당국이 검토하는 것은 세 개의 숫자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일인 동시에 1주택 보유와 실제 거주 사이의 정책적 간격을 정하는 작업이다.
여기에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논의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는 공제액만 조정하는 방식과 달리 누가 실거주자로 인정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접근이다. 인정 범위와 공제 수준이 동시에 논의되면 같은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라도 거주 판단에 따라 적용되는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시장이 확인해야 할 핵심은 최종 공제액 하나만이 아니라 비거주와 실거주를 구분하는 기준이 어떤 구조로 정리되는가에 있다.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 매물 흐름도 주목
정부와 여당이 의견을 추가로 반영하기로 하면서 서울 강남권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급매물 출회 흐름이 둔화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비거주 1주택자의 공제가 정부안 9억원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기면, 소유자가 세 부담을 판단하기 전에 매각을 서두를 유인이 일부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시가격이 공제 기준과 맞닿는 주택일수록 9억원, 12억원, 14억원 가운데 어떤 선이 선택되는지가 보유 판단의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급매물 감소나 가격 움직임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공제 상향 여부와 수준이 확정되지 않았고, 실거주 인정 범위와 세 부담 상한도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 시장에 전달된 것은 결정된 세율표가 아니라 정부안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거래 방향이 한쪽으로 빠르게 움직이기보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최종 기준을 확인하려는 관망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논의는 고가주택 시장에서 세제의 예측 가능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준다. 주택의 입지와 건축 품질, 생활 환경이 장기 가치를 형성하더라도 보유 단계의 세금 기준이 바뀌면 매물 출시 시점과 거래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처럼 고가주택이 집중된 지역에서는 기본공제선의 변화가 시장 참여자에게 더욱 선명하게 인식될 수 있다. 정책의 숫자가 시장 가격을 자동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유자가 보유와 매각을 비교하는 조건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국회 제출 전까지 남은 핵심은 기준의 일관성
세제 당국은 9월 3일 국회 제출 시한을 앞두고 종합부동산세 비거주 1주택자 공제와 세 부담 상한 등 주요 쟁점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검토 시간이 길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초점은 9억원, 12억원, 14억원 가운데 어느 금액이 채택되느냐와 함께 그 선택이 실거주 원칙에 어떻게 부합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12억원이 절충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세제 당국이 최종 방향을 확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책의 설득력은 공제액 자체뿐 아니라 서로 다른 기준이 하나의 원칙 안에서 연결되는지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거주자 공제를 높이면서 실거주자와 차등한다면 왜 그 간격이 필요한지 분명해야 한다. 반대로 두 집단에 같은 14억원을 적용한다면 정부가 강조해온 실거주 원칙과 어떤 관계인지 설명이 필요하다. 현행 12억원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정부안 9억원에서 다시 조정하는 배경과 세 부담 상한 검토가 어떤 방식으로 맞물리는지가 시장의 판단 기준이 된다.
해외 독자에게도 이번 사안은 한국의 대표적인 고가주택 시장이 세금, 실제 거주, 주택 보유를 어떻게 연결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서울 주택의 가치는 건축과 입지뿐 아니라 공시가격을 바탕으로 한 공제 기준, 거주 여부에 대한 정책 판단과도 긴밀하게 맞물린다. 9억원에서 14억원 사이의 선택은 작은 세부 조정처럼 보이지만, 한국이 1주택자의 생활 목적과 자산 보유를 어떤 방식으로 구분해 부동산 제도에 반영하는지를 드러내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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