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2026 KB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참여 기업 모집에 나섰다. 참가를 원하는 스타트업은 4월 30일 오후 6시까지 KB Innovation HUB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서를 제출하면 된다. 이번 프로그램은 유망 스타트업과 KB금융 주요 계열사가 협업해 금융과 비금융 분야의 공동 사업 과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국내 혁신 창업 생태계의 성장을 지원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누가, 무엇을, 어떤 조건으로 모집하나
이번 모집에는 KB금융지주를 비롯해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라이프생명,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등 총 8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모집 과제는 국내 13건과 글로벌 2건을 합쳐 총 15개로 구성됐다. 공개된 주요 과제로는 법무 AI 에이전트 개발, 인공지능 기반 영상 분석을 통한 자동차 사고 과실 조사 자동화, 시니어 케어 로봇 서비스 개발, 담보신탁 계약 AI 에이전트 구축, 글로벌 법인 고객의 KYC(고객확인제도) 온보딩 자동화 플랫폼 등이 포함됐다. 각 과제는 계열사별 현업 부서가 실제로 겪고 있는 업무 문제를 반영해 설계된 것으로 파악된다.
선정된 기업에게는 실증(PoC) 지원금 1000만원이 지급되며, 성과가 우수한 기업에는 추가로 1000만원이 더 지원된다. 이와 함께 KB금융 계열사와의 사업 협력 기회, 강남에 위치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 룸인 강남HUB 이용, KB스타터스로 수시 선정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제공된다. KB스타터스는 KB금융그룹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선정 기업은 이후에도 계열사와의 추가 협업 기회를 이어갈 수 있다.
왜 지금 금융권이 오픈이노베이션에 나서는가
금융권은 보안, 안정성, 규제 준수, 대규모 트래픽 처리,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의 연동 등 기술 도입에 있어 가장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요구하는 산업군으로 꼽힌다. 그런 만큼 금융사의 검증을 통과한 기술은 다른 산업으로 확장할 때도 신뢰 자산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KB금융이 법무, 손해사정, 시니어케어, 신탁, 해외법인 관리 등 폭넓은 영역에 걸쳐 15개 과제를 동시에 내놓은 것은, 계열사별로 실제 업무 현장에서 외부 기술을 통한 효율화 수요가 구체적으로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은 상금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PoC 지원금 자체보다 KB국민은행이나 KB증권 같은 대형 계열사와 실제 업무 데이터를 놓고 실증을 진행했다는 이력, 그리고 그 결과가 이후 정식 계약이나 투자 유치 과정에서 활용될 수 있는 레퍼런스로서의 가치가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투자 시장에서 자금 조달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대기업과의 협업 실적이 스타트업의 사업 신뢰도를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향후 절차와 남은 과제
지원 접수는 4월 30일 오후 6시에 마감되며, 이후 서류 심사와 발표 심사 등을 거쳐 과제별 참여 기업이 선정될 예정이다. 선정 이후에는 각 계열사 현업 부서와의 PoC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성과 평가에 따라 추가 지원금 지급과 정식 사업화 여부가 결정되는 구조다. 다만 금융권은 규제 준수와 내부 통제 절차가 엄격한 만큼, 선정 이후 실제 협업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뤄지는지가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모집이 15개라는 구체적 과제 수와 8개 계열사 참여라는 규모 면에서 예년보다 확대된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KB금융이 외부 혁신 기술 도입을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적인 사업 전략으로 운영하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법무, 보험 사고 조사, 시니어케어, 신탁, 해외법인 관리 등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과제들이 하나의 프로그램 아래 동시에 제시된 만큼, 선정 결과와 이후 사업화 성과가 향후 국내 금융권 오픈이노베이션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사례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