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24조 투자로 차량용 반도체 자립…국산화율 10% 목표






현대차그룹, 24조 투자로 차량용 반도체 자립…국산화율 10% 목표

현대차그룹, 24조 투자로 차량용 반도체 자립…국산화율 10% 목표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년 역대 최대 규모인 24조 3,000억 원을 국내에 투자하며, 차량용 반도체 자립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현대모비스가 주도하는 K-차량용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은 현재 5% 이하에 불과한 반도체 국산화율을 2030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담고 있다.

24.3조 원 역대 최대 투자, 반도체·전동화 집중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년 국내 투자 규모를 전년도 20조 4,000억 원 대비 19% 이상 증가한 24조 3,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연간 국내 투자액이다.

투자 항목을 살펴보면, △연구개발(R&D) 투자 11조 5,000억 원 △경상투자 12조 원 △전략투자 8,000억 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연구개발 투자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SDV(Software-Defined Vehicle), 수소 제품 및 원천기술 개발 등 핵심 미래 역량 확보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이 중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내재화는 핵심 전략 과제로 선정되었으며,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자립화가 미래 자동차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판단 아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5나노 공정 ADAS 반도체 직접 개발

현대자동차는 5나노미터 첨단 공정으로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용 차량용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완성차 업체가 직접 첨단 반도체 설계에 나서는 전례 없는 시도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한다.

5나노 공정 반도체 개발에는 최소 1,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며, 현대차는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인 ADAS 반도체를 자체 설계하여 기술 독립성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ADAS 반도체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LiDAR) 등 각종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주행 상황을 판단하여 차량을 제어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대차가 이를 자체 설계한다면, 테슬라처럼 자율주행 기술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는 이미 사내 반도체 전문 조직을 구성하고, 글로벌 반도체 설계 전문가들을 영입하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6년 시제품 개발, 2027년 양산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 업계에서 획기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 출범

현대모비스는 2025년 9월 29일 제1회 차량용 반도체 포럼 ‘Auto Semicon Korea(ASK)’를 개최하며, 민간 주도 K-차량용 반도체 산업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 포럼에는 삼성전자, LX세미콘, SK키파운드리, DB하이텍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 23개사와 연구기관이 참석했다.

현대모비스는 이 자리에서 “현재 5% 이하인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율을 2030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국내 반도체 생태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9% 이상 성장하여 2030년 약 20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ASK 포럼은 앞으로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반도체 공동 개발 △품질 기준 수립 △상호 기술 협력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의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포럼을 통해 국내 반도체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여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연구거점 신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해외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전문 연구 거점을 신설했다. 실리콘밸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설계 인력과 기술이 집중된 지역으로, 현대모비스는 이곳에서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기술 연구와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 연구거점은 △AI 반도체 설계 △전력 반도체 개발 △센서 융합 기술 △자율주행 컴퓨팅 플랫폼 등의 연구를 수행하며, 본사 연구조직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글로벌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실리콘밸리 소재 반도체 스타트업들과의 전략적 투자 및 인수합병(M&A)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기술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2025년 양산 시작, 전동화·전장·램프 반도체

현대모비스는 2025년부터 전동화와 전장, 램프 등 핵심 부품용 반도체의 연구개발과 신뢰성 검증을 마치고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다. 이는 현대모비스가 수년간 준비해온 반도체 내재화 전략의 첫 결실이다.

전동화 반도체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배터리 관리, 모터 제어, 충전 시스템 등을 담당하는 핵심 부품이다. 현대모비스는 파워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여 전동화 부품의 원가 경쟁력과 기술 독립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장 반도체는 ADAS, 인포테인먼트, 통신 시스템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로, 차량의 지능화와 연결성을 구현하는 핵심 요소다. 현대모비스는 자체 설계한 전장 반도체를 통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

램프 반도체는 LED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를 제어하는 반도체로, 현대모비스가 글로벌 1위 점유율을 보유한 램프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200조 시대, 한국 기업의 기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확산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9% 이상 성장하여 2030년 약 200조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인피니언(독일), NXP(네덜란드), 르네사스(일본), TI(미국) 등 해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이라는 세계 3위 완성차 업체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현대차그룹의 차량용 반도체 자립화 전략이 성공한다면,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30년 국산화율 10% 목표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의 24조 원 투자가 한국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르네상스를 열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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