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라 감독의 장편 데뷔작 《벌새》는 1994년 서울에 사는 중학교 2학년 은희의 한 해를 그린 드라마로, 2018년 10월 6일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관객을 만났고 2019년 8월 29일 국내 극장에 걸렸다. 김보라 감독은 각본과 연출을 모두 맡았고 제작과 편집 작업에도 참여했다.
작품 기본 정보
영화진흥위원회 정보에 따르면 《벌새》는 2018년에 만든 한국 드라마 영화다. 상영시간은 138분, 관람등급은 15세이상관람가다. 에피파니(주)가 제작했고 (주)엣나인필름과 (주)콘텐츠판다가 배급했다. 영어 제목은 House of Hummingbird이며, 홍보 문구로는 “나는 이 세계가 궁금했다”를 내걸었다. TMDb 이용자 평점은 126명이 참여해 7.5점이다.
작품은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여러 지원을 받았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서울영상위원회가 제작을 지원했고, 미국 IFP 내러티브랩과 선댄스영화제의 후반작업 지원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대치동 떡집 막내 은희의 1994년
은희는 떡집을 꾸리는 부모, 언니 수희, 오빠와 한집에 산다.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오빠는 걸핏하면 은희에게 손찌검을 하고, 부모의 관심은 그 오빠에게 쏠려 있다. 언니는 남자친구와의 만남에 마음이 가 있어 막내 은희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은희가 기운을 얻는 곳은 단짝 지숙, 남자친구 지완과 보내는 시간이다.
다니던 한문학원에 김영지 선생님이 새로 오면서 은희의 일상에 변화가 생긴다. 영지는 주변 어른들과 달리 은희의 속마음을 헤아려 주는 사람이다. 같은 무렵 외삼촌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지완과는 연락이 닿지 않다가 그가 다른 여학생과 어울리는 장면이 눈에 띈다. 노래방에서 만난 학교 후배 유리는 은희를 오래 동경해 왔다며 다가오고, 두 사람은 연락처를 주고받는다.
지숙과 함께 문구점에서 물건을 훔치다 들킨 일은 두 친구 사이를 갈라놓는다. 겁이 난 지숙이 은희 부모의 연락처를 알려 버렸기 때문이다. 이후 은희는 귀 밑에서 혹을 발견하고, 작은 병원을 여러 번 오간 끝에 큰 병원에서 제거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는 뜻밖에 울음을 터뜨린다. 입원을 앞두고 은희는 영지에게 책을 선물하고, 병실로 찾아온 유리는 은희를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그 시기 텔레비전에는 김일성 사망 소식이 흘러나온다.
퇴원 뒤 은희는 영지가 학원을 그만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원장이 시간을 잘못 알려 준 탓에 짐을 챙기러 온 영지를 끝내 만나지 못한다. 집에서 다툼이 벌어진 날 오빠에게 맞은 은희는 고막이 터졌다는 진단을 받는다. 새 학기에 다시 만난 유리는 지난 학기의 일일 뿐이라며 은희를 멀리한다. 10월 21일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그 다리를 건너 통학하던 언니는 버스를 늦게 탄 덕에 화를 피한다. 영지에게서 스케치북이 든 소포를 받은 은희는 적힌 주소로 찾아가지만, 영지는 이미 그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였다. 은희는 이른 새벽 언니와 함께 끊어진 다리를 바라보고, 영화는 수학여행을 떠나는 은희의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배우와 인물
은희 역은 박지후, 영지 역은 김새벽이 맡았다. 정인기와 이승연이 은희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박수연이 언니 수희를 연기했다. 오빠 대훈은 손상연, 친구 지숙은 박서윤, 남자친구 지완은 정윤서, 후배 유리는 설혜인이 맡았다. 길해연은 영지의 어머니, 형영선은 은희의 외삼촌, 손용범은 준태로 나왔다. 김보라 감독은 은희에 꼭 맞는 배우를 찾는 데 3년을 썼다. 오디션장에서 영지와의 장면을 읽은 박지후에 대해 감독은 “내가 바라던 모든 것”이었다고 말했다.
감독의 기억과 제작 과정
김보라 감독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1994년 성수대교 붕괴라는 기억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인터뷰에서 감독이 밝힌 목표는 “매우 개인적인 경험에 기초한 허구의 영화”였다. 감독은 지나치게 빨리 바꾸려 했던 한국의 급속한 현대화와 그 대가를 비추고 싶어 했다. 어느 한 인물도 일방적으로 나쁘게 그리지 않으려 했다는 감독은 이를 통해 “가부장제 안에서는 누구도 이길 수 없다”는 점을 드러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촬영은 2017년 9월 11일 시작해 10월 22일 끝났으며, 42일 동안 32회차였다. 은희네 집은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달간 세트 작업을 해 1994년의 모습에 맞췄다. 촬영감독 강국현은 시대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데 공을 들였고, 감독과 함께 카메라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은희의 감정을 끌어내는 데 맞췄다. 사운드디자인은 한명환, 미술은 김근아가 맡았다. 마티야 스트르니샤는 시대감을 살린 전자음악을 클래식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고, 이 음악으로 발렌시아 국제영화제 음악상을 받았다.
영화제 수상과 흥행 기록
《벌새》는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경쟁 부문에서 처음 공개돼 넷팩상과 KNN 관객상을 받았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제너레이션 14플러스 국제심사위원회가 주는 최우수작품 그랑프리를, 2019년 트라이베카영화제에서는 국제장편극영화상을 받았다. 2020년 6월까지 받은 상은 51개다.
국내에서는 엣나인필름 배급으로 145개 스크린에서 개봉했다. 첫 주 19,378명이 관람했고 주간 박스오피스 12위였다. 2주차 관객은 23,926명으로 오히려 늘어 주간 12위, 독립·예술영화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개봉 13일째인 9월 10일 누적 50,497명으로 5만 명을 넘었고, 3주차에는 28,337명이 들어 주간 11위·누적 73,205명이 됐다. 4주차 관객 20,162명으로 주간 10위에 올라 9월 22일 기준 누적 93,366명을 기록했다. 개봉 55일째인 10월 22일 13만 관객을 넘었고, 2019년 11월 30일 기준 관객 141,310명, 매출 1,149,065,345원을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2019년 9월 14일 싱가포르 독립·예술영화 배급사 안티시페이트 픽처스를 통해 제한 상영으로 개봉했다.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대만, 일본, 스웨덴, 터키까지 7개국에 판매가 확정됐다.
해외 평단의 반응
로튼 토마토에서는 46개 비평 모두 긍정적이어서 100%를 받았고, 비평 종합문은 이 영화를 “한 젊은 여성의 삶의 전환점을 섬세하게 포착한” 김보라의 인상적인 데뷔작이라고 평했다. 메타크리틱 점수는 100점 만점에 82점이다.
버라이어티의 톰리스 래플리는 흐릿하게 남은 시대를 부드러운 색감으로 담아냈고, 은희의 성 정체성에 꼬리표를 붙이지 않은 채 관객이 은희의 자기 발견을 함께 지켜보게 한다고 호평했다. 전제에 비해 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여성 청소년기의 덧없는 현실을 공감 어린 시선으로 담아 가족과 사회의 작동 방식을 함께 엮었다고 평가했다. 할리우드 리포터의 엘리자베스 커는 “섬세하고, 예리하게 관찰했으며, 흔들림 없이 정직한” 작품이라며 개봉 뒤 성공을 거둘 만하다고 했고, 은희와 영지가 함께 있는 장면에서 두 사람이 일상의 고단함에서 벗어난다고 짚었다. 더 플레이리스트의 앤드루 번디는 다소 길다고 하면서도 “거칠면서도 진심 어린 소통”의 경계를 탐색하며 공감과 이해의 중요성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2020년 가디언은 이 작품을 현대 한국영화 고전 가운데 18위로 꼽았다.
동명 도서 출간
2019년 8월 아르테(arte)에서 같은 제목의 책 《벌새》가 나왔다. 책에는 영화에서 편집된 40여 분 분량이 고스란히 남은 오리지널 시나리오와 앨리슨 벡델과의 대화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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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위키백과 「벌새 (영화)」 — 위키백과 기여자, CC BY-SA 4.0
- 벌새 (TMDb)
- Wikipedia 「House of Hummingbird」 (Wikipedia contributors, CC BY-SA 4.0)
-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KOBIS) 영화정보 — 「벌새」(movieCd 20181103) · 주간 박스오피스 누적 관객 93,366명(2019-09-22 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