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 심각성 대두…13년째 사망원인 1위 “자살”
2025년 현재 한국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위기가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청소년 자살이 13년 연속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며, 인구 10만 명당 11.7명의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충격적인 현실이 드러났다. 이는 OECD 국가 중에서도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공중보건 문제 중 하나로 부상했다.
학업 스트레스와 경쟁 사회의 그늘
전문가들은 한국 청소년들이 겪는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치열한 입시 경쟁과 사교육 과열, 그리고 성과 중심의 교육 환경이 청소년들에게 과도한 심리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실시한 청소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8%가 “학업 부담”을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고등학교 3학년 시기의 스트레스 지수는 위험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 시기 청소년들의 우울증 진단율은 일반 성인보다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박성철 연구위원은 “과도한 경쟁 환경에서 청소년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동시에 안고 있다”며 “이러한 심리적 압박이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부와 사회의 종합적 대응 방안 모색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2025년 자살예방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보건복지부는 청소년 대상 정신건강 서비스를 확대하고, 카카오톡을 활용한 모바일 기반 자가 진단 및 상담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한 청소년이 정신건강 사례관리에 동의할 경우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자살시도로 인한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는 “청소년 정신건강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하여 학교 상담교사를 증원하고, 전문 심리상담사와의 연계 서비스를 강화했다. 아울러 학생들의 정서적 어려움이 중증으로 악화되기 전에 조기 개입할 수 있는 예방 시스템을 마련했다.
전국 시도교육청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마음건강 One-stop 서비스”를 통해 위기 청소년에 대한 24시간 상담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기도교육청은 AI를 활용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도입해 자살 위험군 학생을 사전에 식별하고 개입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편, 민간 차원에서도 청소년 정신건강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청소년 우울증 및 불안장애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하여 보다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제시했으며, 시민사회단체들은 “청소년 마음건강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순히 의료적 접근을 넘어 사회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김정호 교수는 “경쟁 중심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청소년들이 다양한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며 “학교, 가정, 지역사회가 연계된 통합적 지원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모와 교사들의 인식 변화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성적 향상보다 정서적 안정을 우선시하고, 청소년들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을 보이는 청소년에 대한 조기 발견과 전문적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사회적 편견 없이 정신건강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5년 하반기부터는 전국 모든 중·고등학교에 정신건강 전담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며, 청소년 상담전화 1388의 24시간 운영체계도 더욱 강화된다. 정부는 이러한 종합적 대응을 통해 2030년까지 청소년 자살률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 전체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는 점에서 모든 구성원의 적극적 참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