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2.5% 동결, 미 연준 금리인하에 따른 통화정책 여유공간 확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최근 금리인하가 국내 통화정책에 보다 많은 여유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은 관계자가 밝혔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는 20일 “한은이 이제 국내 성장, 물가, 금융안정에 더욱 집중한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고 언급했다.

연준 금리인하가 국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

연준이 올해 첫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것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 부총재는 “연준의 금리인하로 한은이 대외 요인보다는 국내 경제 상황에 더욱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고용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연준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한 것은 한국에게도 정책적 부담을 덜어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원-달러 환율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수입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한국은행의 연속 금리인하 정책과 경제성장률 전망

한국은행은 2024년부터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 정책을 추진해왔다. 2024년 11월 3.25%에서 3.0%로, 2025년 2월에는 3.0%에서 2.75%로, 그리고 9월에는 2.75%에서 2.5%로 단계적으로 인하했다. 이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차례 연속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으로, 경제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한은은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내수 회복세 부진과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출 증가세 둔화가 예상보다 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심리 악화와 대외 불확실성이 국내 경기 회복을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금리인하 정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물가 안정을 유지하면서도 성장 동력 확보에 정책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코스피 지수 상승세와 주식시장 동향

이러한 통화정책 완화 기조 속에서 국내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9월 15일 기준 3,407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0.35% 상승했고, 최근 한 달간 7.24%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금리인하 기대감과 함께 해외 자금 유입이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저금리 환경에서 주식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또한 연준의 금리인하로 인한 달러 약세가 신흥국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대외 리스크 관리

박종우 부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대외 정책환경 변화와 그에 따른 물가 및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성장 둔화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완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도 신중을 기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미국의 관세정책 변화와 주요국의 재정건전성 우려 등 대외 리스크 요인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은은 국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운용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연준 내부에서도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어서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카드 결제 동향 분석을 통해 내수 회복세를 점검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국내 카드 결제액이 일평균 3.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점진적인 내수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민간소비 증가율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평가되어 추가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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