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광견병 백신 불신 확산…수의사회 “성급한 판단은 위험”

온라인 불안이 번진 자리, 다시 떠오른 광견병 예방접종

한국에서 반려동물 광견병 예방접종 뒤 이상 반응과 폐사 주장에 대한 온라인 불안이 커지며 접종 기피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의료계는 광견병이 사람과 동물 모두에 치명적인 인수공통

반려견 광견병 백신 논란, 유튜브 영상에서 시작됐다

최근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를 중심으로 광견병 예방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온라인을 타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건강하던 반려견이 광견병 예방접종을 맞은 지 일주일 만에 폐사했다는 주장을 담은 유튜브 영상으로, 이 영상은 7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반려동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다. 접종 이후 이상 반응이나 폐사 사례를 호소하는 게시글이 잇따르면서 일부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접종 자체를 꺼리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온라인 해프닝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3월부터 시행된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 제도에서 매장 출입 조건으로 광견병 예방접종 여부 확인이 원칙으로 제시되면서,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접종을 강요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백신에 대한 불신과 제도적 요구가 맞물리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수의사회 “특정 사망을 백신 탓으로 단정할 수 없다”

대한수의사회 원헬스위원회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고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특정 사망 사례의 원인을 광견병 백신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어 “임상 경과와 기저질환, 병리학적 소견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에 퍼진 폐사 주장이 실제로 백신과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아직 의학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위원회는 또한 “발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예방접종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공중보건학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사람의 광견병 감염 사례가 2005년 이후, 동물의 경우 2014년 이후 보고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반려동물 예방접종과 야생동물 대상 미끼백신 살포 등 방역정책이 꾸준히 유지된 결과라는 게 위원회의 설명이다. 오랫동안 발생 사례가 없다는 사실 자체가 방역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지, 접종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광견병, 발병하면 치사율 100%인 인수공통감염병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5만9천명이 광견병으로 목숨을 잃는다. 광견병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치사율이 사실상 1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방접종이 사실상 유일한 방어 수단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런 특성 때문에 광견병 예방접종은 개별 보호자의 선택 문제로만 다루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려동물과 사람이 밀접하게 접촉하며 살아가는 환경에서, 한 가정의 접종 여부가 다른 반려동물과 사람의 안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광견병 발생 사례가 오랜 기간 보고되지 않은 것도 반려동물과 야생동물을 아우르는 방역 체계가 꾸준히 가동된 결과로 풀이된다.

불안과 제도, 두 갈래로 커지는 반발

이번 논란이 확산한 데는 두 가지 요인이 겹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는 유튜브 영상으로 촉발된 이상 반응 및 폐사 주장에 대한 정서적 불안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 3월 시행된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 제도에서 접종 확인이 사실상 필수 조건처럼 요구되는 데 대한 제도적 불만이다. 두 흐름이 맞물리면서 일부 보호자들은 접종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수의사회는 이상 반응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검증되지 않은 개별 사례를 근거로 예방접종 제도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주 드문 부작용 우려와, 접종이 막아내는 치명적 감염병의 위험 사이에서 균형 잡힌 판단이 필요하다는 것이 수의사회의 핵심 메시지다.

향후 전망과 남은 과제

수의사회는 해당 폐사 사례에 대한 임상 경과와 병리학적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로,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는 온라인상의 개별 주장과 공식적으로 검증된 정보를 구분해서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반려동물 동반 음식점 제도의 접종 확인 방식에 대한 보호자들의 불만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관계 당국이 제도 운영 방식을 어떻게 보완할지도 관심사로 남는다.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이상 반응에 대한 우려를 가진 보호자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검증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