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4연승, 한국 여자바둑 천태산배 우승 견인

최정 4연승, 한국 여자바둑 천태산배 우승 견인

끝내기로 뒤집은 한국 여자바둑의 하루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 여자대표팀의 ‘맏언니’ 최정 9단은 24일 중국 저장성 타이저우에서 열린 제9회 천태산 천경운려배 세계여자바둑단체전에서 중국의 탕자원 7단과 저우훙위 7단을 차례로 꺾으며 한국의 우승을 견인한다.

이 승부는 단순한 1승이 아니라, 한·중·일 여자 바둑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무대에서 한국이 가장 단단한 방식으로 정상에 오르는 장면이었다. 최정은 이날 오전 9국과 오후 10국을 모두 책임졌고, 전날 7국과 8국 승리까지 합치면 무려 4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스포츠에서 우승은 결과로 남지만, 어떤 흐름으로 정상에 도달했는지가 더 오래 기억될 때가 있다. 이번 천태산배에서 한국이 보여준 장면이 바로 그렇다. 대회 막판의 압박이 가장 큰 구간에서 대표팀의 세 번째 주자인 최정이 연속 승부를 책임지며 우승컵의 방향을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하루 두 판, 그리고 전날까지 이어진 4연승

최정의 이날 일정은 매우 선명하다. 오전에 열린 9국에서 그는 중국의 탕자원 7단을 상대로 18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세계 단체전의 한가운데에서 나온 이 승리는 한국이 우승 경쟁을 이어가는 데 결정적인 발판이 됐다.

하지만 진짜 압도감은 오후 10국에서 더 또렷하게 드러났다. 최정은 중국 랭킹 1위이자 중국의 마지막 주자인 저우훙위 7단을 상대로 198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상대가 중국의 최종 주자였다는 점, 그리고 랭킹 1위라는 상징성을 지녔다는 점은 이 승리가 갖는 무게를 더 크게 만든다.

이날 두 판만으로도 충분히 강렬하지만, 이번 우승의 본질은 하루의 성과를 넘어선 연속성에 있다. 최정은 전날 7국과 8국에서도 위즈잉 8단과 우에노 아사미 6단을 물리쳤다. 즉 한국은 대회 마지막 흐름에서 한 명의 선수가 네 번 연속 상대를 넘어서는 드문 장면을 통해 우승 문을 열어젖힌 셈이다.

‘맏언니’라는 표현이 설명하는 무게

기사에서 최정을 한국 여자대표팀의 ‘맏언니’라고 부른 대목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국제 단체전에서 한 팀의 중심 선수에게 기대되는 것은 실력만이 아니라, 흐름이 흔들릴 때 경기를 붙잡아 두는 책임감이다. 이번 대회에서 최정은 그 표현이 왜 자연스러운지 경기 내용으로 보여줬다.

특히 그는 한국의 세 번째 주자로 나서 대회 후반부를 사실상 혼자 밀어 올렸다. 단체전은 개인전과 달리 한 판의 승패가 팀 전체의 체온을 바꾼다. 그래서 후반 승부를 맡는 선수는 기술적 완성도와 함께 정서적 안정감까지 요구받는다. 최정의 4연승은 바로 그 두 요소가 모두 살아 있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읽힌다.

한국기원 제공 사진에 함께 담긴 최철한 코치, 김은지 9단, 나카무라 스미레 6단, 오유진 9단의 존재도 이번 우승의 팀 성격을 드러낸다. 우승은 마지막에 바둑판 앞에 앉은 한 선수의 이름으로 기록되지만, 대표팀이라는 틀 안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는 한국 여자바둑의 층과 결속을 함께 비추는 장면이기도 하다.

왜 저우훙위전이 특히 크게 보이는가

최정이 오후 10국에서 꺾은 저우훙위는 기사 본문 기준으로 중국 랭킹 1위이자 중국의 마지막 주자다. 이 사실만으로도 승부의 압력은 충분히 설명된다. 홈 팬의 기대를 받는 마지막 카드, 그것도 상대국 최상위 선수와의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단순한 승수 추가와는 다른 울림을 만든다.

더구나 이번 대회는 한·중·일 ‘여자바둑 삼국지’로 불린다. 이름 자체가 경쟁 구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국, 중국, 일본이 참가하는 대회에서 마지막 구간을 책임진 선수가 중국의 최종 주자를 넘어서며 우승을 매듭지었다는 사실은, 이번 결과를 스포츠 팬들에게 더욱 극적으로 전달한다.

이런 승리는 기록표 위의 숫자 이상으로 해석된다. 사실의 영역에서 보자면 198수 만의 불계승이고, 분석의 영역에서 보자면 상대의 상징성을 정면으로 돌파한 결과다. 그래서 이번 우승은 단순히 한국이 이겼다는 소식이 아니라, 가장 어려운 문턱으로 여겨지는 상대를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넘어섰다는 이야기로 확장된다.

천태산배라는 무대의 의미

천태산배는 한국과 중국, 일본 여자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기사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열린 1회부터 8회 대회는 3명씩 단체 리그전 방식으로 치러졌다. 이 설명은 이 무대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동아시아 여자 바둑의 경쟁 구도를 축적해 온 역사 있는 장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이번 우승은 하루의 반짝 결과로 축소되기 어렵다. 오랜 시간 이어져 온 한·중·일 경쟁의 흐름 속에서 한국이 다시 중심에 섰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세계 스포츠에서 라이벌 구도는 종목의 긴장감과 서사를 키우는데, 천태산배는 여자 바둑에서 그런 역할을 해 온 대회로 읽힌다.

특히 글로벌 독자에게는 바둑이 단지 한 나라의 전통 게임이 아니라, 동아시아 여러 국가가 자존심을 걸고 겨루는 국제 스포츠라는 점이 중요하다. 이번 결과는 그 무대에서 한국 대표 선수가 연속 승부를 통해 우승을 끌어낸 사례로 남는다. 한국 스포츠가 축구나 야구에만 국한되지 않고, 지적 스포츠 영역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기록보다 더 강한 것은 흐름이다

스포츠 기사에서 ‘파죽의 4연승’이라는 표현은 쉽게 쓰이지 않는다. 그만큼 이번 최정의 연승은 단순히 많이 이겼다는 의미를 넘어, 대회 전체의 흐름을 끊김 없이 자기 쪽으로 가져왔다는 뜻을 담는다. 전날 두 판, 당일 두 판을 이어 붙인 연속 승리는 체력과 집중력, 그리고 순간 판단이 모두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을 때만 가능하다.

여기에 오전과 오후 두 차례의 승부가 모두 불계승이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탕자원전은 182수, 저우훙위전은 198수 만에 끝났다. 수순의 길이만 보더라도 만만한 승부가 아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런 경기에서 끝내 승부를 정리해 냈다는 사실은 이번 우승의 완성도를 더 높여 준다.

그래서 이번 천태산배의 핵심은 단순한 결과표가 아니다. 한국 여자바둑이 결정적 구간에서 어떤 집중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 그리고 베테랑 에이스가 팀 스포츠적 책임을 어떻게 수행하는지가 선명하게 드러난 사건이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 팬들의 환호가 커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 스포츠 팬에게도, 세계 독자에게도 흥미로운 이유

이번 소식은 한국 스포츠 팬에게 익숙한 승리의 문법을 다시 확인시킨다. 위기 국면에서 에이스가 등장하고, 연속 승부를 통해 판세를 뒤집고, 결국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전개다. 종목이 바둑이라는 점만 다를 뿐, 팬들이 열광하는 서사의 골격은 매우 보편적이다.

동시에 이 이야기는 한국 밖 독자에게도 충분히 흥미롭다. 세계 스포츠 시장에서 주목받는 종목이 아니더라도, 한·중·일이라는 강한 경쟁 축 위에서 벌어진 국제 단체전, 그리고 그 무대에서 한 선수가 4연승으로 팀 우승을 견인한 장면은 국경을 넘어 이해되기 쉬운 드라마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가 전한 경기 흐름은 바로 그 보편성을 잘 드러낸다.

결국 최정의 천태산배 우승 견인은 한국 스포츠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강렬한 얼굴이다. 힘과 속도의 종목이 아니어도, 집중력과 내공으로 팬들을 환호하게 만드는 승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세계 독자에게 이 뉴스가 흥미로운 이유는 분명하다. 한국은 오늘도 바둑판 위에서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국제 경쟁을 이겨내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 '축구의 신' 메시, '냅킨 계약' 소년에서 1조5천억원 갑부로 (연합뉴스)

· 테니스 세계 15위 코스튜크, 프랑스오픈 1회전 통과 (연합뉴스)

· 최정, 천태산배 파죽의 4연승…'여자바둑 삼국지' 우승 견인(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