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4 조기 양산으로 반도체 패권 강화, 29조원 설비투자로 글로벌 경쟁력 확대
2025년 9월 26일,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올해 내 공급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기술적 우위를 한층 더 공고히 하는 중대한 발표로 평가받고 있다.
HBM4 조기 양산과 엔비디아 협력 강화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이달 중 엔비디아에 HBM4 12단 커스터머 샘플(CS)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는 제품 양산 전 마지막 검증 단계로, 내년 상반기 공급 계약 체결이 유력한 상황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3E 12단 36GB 양산에 성공하며 기술적 선도권을 확보했다.
이러한 기술적 성과에 힘입어 SK하이닉스 주가는 9월 18일 사상 최고가인 357,000원을 기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물량을 독점할 경우 2025년에는 HBM으로만 50조원에 달하는 매출과 25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DRAM 시장 점유율 1위 달성
SK하이닉스는 2025년 1분기 매출액 기준 36%의 점유율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전 세계 DRAM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HBM 메모리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와 SK하이닉스의 기술적 우위가 결합된 결과로 분석된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이러한 성과가 지속적인 HBM 수요에 기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HBM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추세가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9조원 규모 대규모 설비투자 계획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비용으로 29조원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시설투자 비용 17조9,560억원 대비 61.5% 증가한 대규모 투자 규모다. 이러한 투자는 주로 HBM과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 그리고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될 예정이다.
최근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 공장에 네덜란드 ASML의 차세대 노광장비 ‘하이 NA EUV’를 도입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3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을 위한 핵심 장비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의 핵심 인프라라 할 수 있다.
HBM 시장 전망과 기술적 우위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5년 HBM 수요의 80%가 HBM3E가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SK하이닉스가 현재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로, 향후 시장 성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HBM3E는 기존 HBM3 대비 대역폭이 50% 이상 향상되어 AI 연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특히 ChatGPT, 구글 바드 등 생성형 AI 서비스의 확산과 자율주행차, 메타버스 등 신기술 분야의 성장으로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기술적 격차를 더욱 벌려나가고 있다.
글로벌 경쟁과 리스크 요인
하지만 SK하이닉스를 둘러싼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올해 HBM 매출이 1조원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축소 가능성도 HBM 수요 증가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의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공급업체 인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래 성장 동력과 전략 방향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차세대 메모리 기술 개발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CXL(Compute Express Link) 기반 메모리 솔루션, 고성능 스토리지 클래스 메모리(SCM) 등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또한 AI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엔비디아, AMD,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여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응용 분야 개척을 통한 시장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현재의 기술적 우위와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향후 3-5년간 HBM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HBM4 양산 성공과 차세대 기술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