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4 양산 준비, 차세대 메모리 시장 주도권 확보
SK하이닉스가 2025년 9월 22일,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의 양산 준비가 최종 단계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AI 가속기와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한 SK하이닉스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상반기부터 HBM4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미 주요 글로벌 고객사들과 공급 계약 논의를 진행 중이다. HBM4는 현재 주력 제품인 HBM3E 대비 대역폭이 2배 이상 향상되고, 전력 효율성도 30% 개선된 혁신적인 제품이다. 특히 2TB/s(초당 테라바이트)를 넘는 대역폭을 실현해 차세대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부상
HBM4는 단순한 메모리 제품을 넘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천과 청주 공장에 총 15조원을 투자해 HBM4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했으며, 최첨단 TSV(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과 Advanced MR-MUF(몰드 언더필) 공정을 도입해 제품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HBM4는 AI 혁명의 가속화를 이끌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 AMD, 인텔 등 주요 GPU 제조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Blackwell Ultra’에 HBM4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적 혁신도 주목할 만하다. HBM4는 16단 적층 기술을 적용해 단일 패키지당 48GB의 용량을 실현했으며, 향후 24단 적층까지 확대해 64GB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새로운 열 관리 기술을 적용해 고속 동작 시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경쟁 우위 확보 전략
SK하이닉스의 HBM4 개발은 단순히 기술적 우위를 넘어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현재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HBM4 선제 양산을 통해 이 격차를 더욱 벌릴 계획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HBM4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6개월 이상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생태계 구축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HBM4와 연동되는 컨트롤러 칩셋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시스템 레벨에서의 최적화를 통해 고객사들에게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실리콘밸리에 ‘HBM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하고, 현지 AI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HBM 시장이 2025년 150억 달러에서 2030년 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생성형 AI와 자율주행차, 메타버스 등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HBM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시장 성장에 발맞춰 2030년까지 HBM 생산 능력을 현재의 5배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와 업계도 SK하이닉스의 HBM4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K-메모리 벨트’ 구축 사업을 통해 HBM 관련 R&D와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 장비·소재 기업들과의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의 HBM4 양산 준비 소식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재확인시키는 동시에, AI 시대를 주도할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SK하이닉스의 행보에 글로벌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