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 AI 새 시대, 닥터앤서 3.0 본격 가동

2025년 10월 1일, 한국의 의료 인공지능(AI) 분야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차세대 디지털헬스케어 연구개발 프로젝트 ‘닥터앤서 3.0’이 서울성모병원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병원과 가정을 연결해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예후를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2028년까지 총 63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닥터앤서 3.0은 단순한 진단 보조를 넘어 퇴원 후 환자 관리까지 AI가 책임지는 통합 의료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김대진 교수가 총괄책임자를 맡고, 세브란스병원이 공동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며, 서울아산병원, 분당서울대병원, 가천대 길병원 등 10개 의료기관과 이지케어텍, 아크릴, 에이트릭스, 주식회사 메인 등 16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는 산학병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대규모 국책 연구개발 사업으로, 한국 의료 AI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퇴원 후 환자 관리까지 책임지는 AI 시스템

닥터앤서 3.0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가 퇴원한 후에도 AI가 지속적으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재발 및 합병증 위험을 관리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의료 AI는 주로 병원 내에서 진단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쳤지만, 이번 프로젝트는 가정에서의 일상 관리까지 AI가 개입함으로써 환자 중심 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심장 질환 환자의 경우 퇴원 후에도 AI가 혈압, 심박수 등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의료진이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도록 알림을 보낸다.

이러한 시스템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한국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를 넘어섰으며, 만성 질환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병원 밖에서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AI를 활용한 원격 모니터링 및 예후 관리는 의료 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환자 삶의 질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닥터앤서 3.0은 10대 주요 질환(심혈관 질환, 당뇨, 암, 호흡기 질환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AI 예후 관리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정밀의료부터 디지털 치료제까지, 확장된 AI 의료 생태계

닥터앤서 3.0은 단순히 예후 관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정밀의료, AI 진단 보조, 디지털 치료제 등 의료 AI의 전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프로젝트다. 정밀의료 분야에서는 개인의 유전자, 생활습관, 환경 요인 등을 분석해 최적의 치료법을 제시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한다. AI 진단 보조 시스템은 영상의학, 병리학 등에서 의사의 판단을 지원하며,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오진을 줄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디지털 치료제는 앱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환자에게 직접 치료 효과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의료 서비스로, 정신 건강, 만성 통증 관리 등에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총괄책임자인 김대진 교수는 닥터앤서 3.0은 병원과 가정을 연결하는 AI 의료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환자가 언제 어디서나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AI 기술이 의료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역량을 증강시켜 더 나은 치료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료 AI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가 인간 의사보다 4배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는 보고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AI와 인간 의료진의 협업이 가장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입을 모은다.

닥터앤서 3.0은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진행되며, 2025년 본예산 23억 원과 하반기 추경 40억 원을 포함해 총 63억 원이 투입된다. 프로젝트는 초기 개발 단계(2025-2026), 임상 검증 단계(2026-2027), 상용화 준비 단계(2027-2028)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임상 검증 단계에서는 실제 병원 환경에서 AI 시스템의 효과와 안전성을 엄격하게 검증하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기 위한 절차도 병행된다. 성공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한국은 의료 AI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닥터앤서 3.0 출범에 맞춰 10월 1일부터 어린이 폐렴구균 백신 접종과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도 본격 시행되고 있어, 정부의 예방의료 정책과 첨단 AI 기술이 동시에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가동되는 모습이다. 질병관리청은 추석 연휴 기간 응급의료체계를 가동하고, 병의원 이용 안내를 제공하는 등 공공 의료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의료 AI 기술 발전과 더불어 공공 의료 인프라가 함께 확충됨으로써, 한국 의료 시스템의 질적 도약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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