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으로 넓어진 서울의 이동 선택지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6년 7월 6일부터 모바일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도 종합민원상담 기관인 다산콜센터 번호 02-120을 통해 ‘동행 온다 콜택시’를 부를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서울에서 택시를 호출하는 방식이 스마트폰 화면 안에만 머물지 않도록 설계된 이동 지원 장치다. 모바일 앱을 능숙하게 다루기 어려운 고령층이 주요 이용자로 떠오르지만, 서울시는 연령을 기준으로 이용 대상을 제한하지 않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열어뒀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택시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병원 방문, 복지관 이동, 장보기, 가족 방문 같은 일상 활동과 맞닿아 있다. 호출 앱 중심으로 이동 서비스가 발전하는 동안,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시민은 같은 도시 안에서도 선택지가 줄어드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조치는 그런 격차를 완화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앱을 못 써도 배제되지 않는 호출 구조
‘동행 온다 콜택시’의 핵심은 택시 호출의 출입구를 하나 더 만든 데 있다. 기존에는 모바일 앱을 설치하고, 위치를 확인하고, 목적지를 입력하는 절차가 익숙해야 호출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이제 서울 시민은 다산콜센터에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도 택시 배차를 요청할 수 있다.
다산콜센터는 서울 시민에게 익숙한 종합민원상담 창구다. 행정 문의나 생활 불편 상담을 위해 사용돼온 번호가 이동 서비스와 연결되면서, 새 서비스를 위해 낯선 연락처를 외우거나 별도 절차를 찾아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 특히 고령층에게는 이미 알고 있는 공공 상담 번호를 활용한다는 점이 접근성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서비스 이름에 들어간 ‘동행’이라는 표현도 주목된다. 이는 단순히 차량을 부르는 기능을 넘어,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소외되기 쉬운 시민과 도시가 함께 움직이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물론 실제 이용 편의성은 상담 연결, 배차 과정, 이용 안내가 얼마나 매끄럽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평가될 것이다.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에서 시연된 고령층 정책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의 시립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해 ‘동행 온다 콜택시’를 직접 시연하고 민선 9기의 고령층 관련 정책을 설명했다.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은 지역 어르신들이 일상적으로 찾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번 서비스의 취지를 보여주는 현장으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공개한 장면에서 오 시장은 복지관 방문 어르신과 함께 ‘동행 온다 콜택시’를 호출한 뒤 배웅했다. 이 장면은 정책 설명을 넘어 실제 이용 상황을 보여주는 상징적 연출에 가깝다. 서비스가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어떤 순간에 쓰이도록 설계됐는지를 시민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한 셈이다.
고령층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많이 도입했는가’보다 ‘기술이 생활 속에서 얼마나 쉽게 쓰이는가’다. 스마트폰 앱 중심의 서비스는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그 효율성은 이용자가 앱 사용법을 알고 있다는 전제 위에서 작동한다. 전화 호출 방식은 이 전제를 낮추는 선택이다.
디지털 전환 시대의 도시 복지 실험
서울의 이번 서비스는 디지털 전환이 도시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동시에 새로운 장벽을 만들 수 있다는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택시 호출 앱은 많은 시민에게 일상적인 도구가 됐지만, 앱 설치와 인증, 위치 기반 설정, 결제 방식 선택이 익숙하지 않은 시민에게는 복잡한 절차가 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전화 호출은 과거 방식으로의 회귀라기보다, 디지털 서비스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병행 채널로 볼 수 있다. 도시 행정이 모든 시민에게 같은 방식의 이용 능력을 요구하는 대신, 서로 다른 생활 조건에 맞춰 여러 접근 경로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특히 고령층 이동권은 건강, 사회관계, 지역 참여와 연결된다. 복지관에 가는 길, 병원에 가는 길, 가족이나 이웃을 만나러 가는 길이 막히면 일상은 빠르게 좁아진다. 택시 호출 방식 하나가 바뀌는 일이 작아 보일 수 있지만, 이동의 문턱을 낮추는 조치는 도시 생활의 독립성을 지키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는 점의 의미
서울시는 ‘동행 온다 콜택시’를 고령층만을 위한 서비스로 한정하지 않았다. 모바일 앱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을 돕기 위한 서비스이지만, 연령 구분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디지털 불편이 특정 세대에만 존재한다는 고정관념을 피한 설계로 해석된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도 상황에 따라 앱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 화면 조작이 불편한 순간, 데이터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 낯선 장소에서 위치 입력이 부담스러운 경우에는 전화 상담 방식이 더 직관적일 수 있다. 서울시의 설명 범위 안에서 보면, 이번 서비스는 특정 집단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분리하기보다 도시 서비스의 선택지를 넓히는 방식에 가깝다.
이런 설계는 공공서비스의 낙인 효과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서비스라면 이용자는 자신이 특별히 뒤처졌다는 느낌 없이 필요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공공정책의 세심함은 때로 거창한 시설보다 이런 접근 방식에서 드러난다.
서울의 일상을 바꾸는 작은 인프라
대중교통이 촘촘한 서울에서도 택시는 여전히 중요한 보완 교통수단이다.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까지 이동하기 어렵거나, 목적지가 대중교통으로 바로 연결되지 않거나, 몸이 불편한 날에는 택시 접근성이 일상의 질을 좌우한다. 특히 고령 시민에게 호출 과정의 편리함은 이동 자체의 가능성과 직결된다.
‘동행 온다 콜택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의 화려함보다 생활 밀착성에 있다. 새 앱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상담 번호 02-120과 택시 호출 서비스를 연결했다는 점에서 행정 인프라의 재배치에 가깝다. 시민에게 익숙한 통로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은 도시 정책의 체감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서비스가 생활 속에 자리 잡으려면 시민이 이용 방법을 명확히 알고, 전화 연결부터 배차 안내까지 과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이번 발표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디지털 접근성 문제를 교통 서비스 안에서 구체적으로 다뤘다는 점은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글로벌 도시가 주목할 포용적 교통의 방향
서울의 이번 실험은 한국만의 이야기에 머물지 않는다. 세계의 많은 도시가 교통, 결제, 행정 서비스를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앱을 잘 쓰는 시민은 더 편리해지지만, 그렇지 않은 시민은 같은 도시 안에서 더 많은 설명과 도움을 필요로 한다.
서울시가 다산콜센터를 통해 택시 호출 경로를 확대한 것은 디지털 혁신과 아날로그 접근성을 함께 두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글로벌 독자에게도 이 사례는 흥미롭다. 고도로 연결된 도시일수록 기술의 속도뿐 아니라, 기술에 접근하는 사람들의 차이를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중요한 정책 과제가 되기 때문이다.
2026년 7월 6일 시작된 ‘동행 온다 콜택시’의 의미는 택시 한 대를 더 쉽게 부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앱을 잘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같은 도시의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문을 넓힌 사례라는 점에서, 서울의 일상은 오늘 조금 더 포용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출처
· 서울서는 앱 못써도 전화로 택시배차…오늘부터 120으로 호출(종합) (연합뉴스)
· '협력업체 마진 일방인하' 교촌에 구형보다 많은 벌금 8천만원 (연합뉴스)
· 보은서 승용차가 버스정류장 추돌 후 개울 추락…6명 부상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