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FA 논란, 두산 방출로 보상 시스템 허점 논란

KBO 리그 두산 베어스 소속 김재환 선수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구단으로부터 방출되면서 FA 보상 시스템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재환은 2021년 FA 계약 당시 ‘4년 후 재계약 옵션’ 조항을 삽입했으나, 두산은 이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김재환을 방출함으로써 FA 보상금 지급 의무를 회피했다. 이로 인해 KBO의 FA 제도가 구단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됐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FA 계약 옵션 조항의 허점

2021년 김재환은 두산과 4년 총액 130억 원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4년 후 구단이 재계약 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옵션 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했다. 통상 이러한 옵션은 선수의 성적이 좋을 경우 구단이 추가 계약을 통해 선수를 보유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된다. 그러나 두산은 김재환의 최근 성적 부진과 고령화를 이유로 옵션을 행사하지 않고, 대신 방출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문제는 김재환이 방출될 경우 다른 구단으로 이적하더라도 두산은 FA 보상 선수나 보상금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만약 김재환이 계약 만료 후 정상적인 FA 자격으로 타 구단에 입단했다면 두산은 보상 선수 1명 또는 연봉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방출 후 자유 계약으로 이적하면 이러한 보상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두산은 의도적으로 김재환을 방출함으로써 오히려 다른 구단에 이득을 주는 결과를 초래했다.

KBO의 FA 보상 제도 개선 필요성

야구 팬들과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KBO FA 제도의 근본적인 모순을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한다. 현행 FA 제도는 선수가 자발적으로 타 구단으로 이적할 때만 원 소속팀에 보상이 주어지지만, 구단이 선수를 방출하면 아무런 보상 없이 선수를 잃게 되는 구조다. 이는 구단이 선수의 가치 하락을 예상할 경우, 보상을 포기하고 방출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KBO 관계자는 “FA 제도는 선수의 권익 보호와 구단의 전력 유지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설계됐으나, 옵션 계약과 방출이 결합되면서 예상치 못한 허점이 드러났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FA 계약 체결 시 옵션 조항의 명확한 기준과 방출 시 보상 체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재환은 방출 이후 여러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 구단 입장에서는 FA 보상 없이 베테랑 타자를 영입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야구 전문가는 “이번 사태는 KBO가 FA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신호탄”이라며 “선수 보호와 리그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BO는 2026년부터 FA 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