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 8월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모두와 건강정보 고속도로 플랫폼 연계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국민들은 나의건강기록 앱 하나로 전국 주요 의료기관의 개인 진료기록을 통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건강정보 고속도로는 공공기관과 의료기관이 보유한 개인의 진료·투약·건강검진·예방접종 정보를 환자 본인이 직접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가 의료정보 중계 플랫폼이다. 이번 상급종합병원 전면 연계 완료로 한국의 의료정보 디지털화는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
1,200여개 의료기관 참여로 의료정보 접근성 혁신
2025년 8월 현재 상급종합병원 47개소를 포함해 종합병원 53개소, 병의원 1,164개소 등 총 1,264개 의료기관이 건강정보 고속도로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의료기관들의 디지털 전환 의지가 확고함을 보여준다.
나의건강기록 앱은 의료정보 통합 조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한다. 환자들은 앱을 통해 진료 내역, 처방전 정보, 건강검진 결과, 예방접종 기록 등을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가족 구성원의 건강정보까지 통합 관리할 수 있어 고령화 사회에서 가족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의료진들에게도 이 시스템은 상당한 혜택을 제공한다. 환자가 다른 의료기관에서 받은 검사 결과나 처방 이력을 즉시 확인할 수 있어 중복 검사를 방지하고 더욱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해졌다.
2025년 의료개혁 정책의 핵심 축
이번 나의건강기록 앱 전면 도입은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2025년 의료개혁 정책의 핵심 성과물이다. 정부는 국민이 체감하는 의료개혁을 목표로 가치 기반 의료체계 개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2월 시행된 첨단재생의료 치료제도와 함께, 6월 시행 예정인 간호법, 그리고 비대면진료 제도화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한국 의료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는 또한 가칭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을 추진하여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의 법적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의료기관 평가 시스템도 대폭 개편된다. 기존의 진료량 기반 평가에서 기관 단위 성과보상 방식으로 전환하여 의료 품질 향상에 집중한다. 이와 함께 인력·시설 등 유사중복 구조지표를 조정하고, 주요 변수만으로 평가지표가 자동산출되는 변수 수집체계를 올 상반기 시범도입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의 전면 참여로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의료정보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전체 종합병원으로 참여 범위를 확대해 의료정보 활용의 접근성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디지털 편의성 제공을 넘어서, 의료진과 환자 간의 소통 개선, 의료 안전성 향상, 국가 차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 구축 등 종합적인 의료시스템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고령화 사회 진입과 만성질환 증가라는 사회적 도전에 대응하는 핵심 인프라로서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참여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하여 2026년까지 전국 주요 의료기관의 90% 이상이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정보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여 K-헬스케어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